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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선 Sep 11. 2017

D-49. 술과 사람

1.

지난 주말은 이틀 내내 점심, 저녁 약속이 꽉 차 있었다.

게다가 저녁 약속이 다 술 약속이어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고, 술도 먹었다.

이 나이쯤 되니 아무도 나에게 술을 강권하지는 않지만, 술자리에 있으면 자연스레 술을 마시고 싶다.


난 원래 술을 꽤 좋아하는 편이었다.

특히 맛있는 술이나 특이한 술, 지방의 향토주 같은 걸 탐험하듯 마시는 걸 좋아했다.


우울증 약을 정기 복용하게 된 뒤부터 웬만하면 술을 마시지 않았다.

여행갔을 때나 남자친구랑 놀 때 맥주 한 캔 정도.


2.

이번 주는 좀 많이 마셨다.

그리고 사람도 좀 많이 만났다.


대개의 경우 내가 사람을 만나서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은 2시간 정도다.

간혹 그날 말이 정말 잘 통하는 경우 3시간 까지 가능하기도 하지만, 좀 드문 경우다.


그러고 나는 탈이 났다.

약한 우울함과 강한 무기력이 밀려왔다.


어제는 글을 쓸까 말까 고민도 하지 않았다.

침대에 꼼짝 않고 누워서 거의 두시간동안 핸드폰으로 할 수 있는 온갖 잉여짓을 다 하다 잠들었다.


오늘은 자다 깼다 했지만 이제 그만 자자-하고 마음 먹은게 오후 3시다.

정말이지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았다.


3.

지나쳤다.

그런 주말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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