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 애들에게 좀 더 신경쓰려고 노력중이야.
나는 그녀와 수다를 떨었다.
나도 그녀도 강아지를 좋아한다.
그녀는 자신의 강아지 이야기하길 좋아한다.
오늘 그녀는 자신이 강아지들에게 미안했던 이야기를 해줬다.
나는 이곳으로 이사 오기 전에 미국 출장을 갔다.
원래 일정은 3개월이었다. 하지만 일정이 당겨져서 한 달 만에 돌아왔다.
강아지를 키우기 전에도 출장을 가끔 갔다. 하지만 강아지를 키우면서 출장은 오랜만이었다.
생각하지 않았던 출장 일이 연락 온 것이다.
나는 오랜만의 출장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강아지들은 맡기면 될 거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출장을 준비했다.
쫑이는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하는 아이가 있는 분께 부탁하기로 했다.
민이는 병원 호텔에 맡기기로 했다.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하는 아이가 있는 부장님댁에 쫑이 물건과 쫑이를 데리고 갔다.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쫑이를 보더니 기뻐했다.
아이는 강아지를 돌볼 수 있게 되어 정말 행복해했다. 아이에게 쫑이 이빨을 닦이는 방법을 보여 주었다. 쫑이를 무릎에 눕히고 입을 잡고 이빨을 보이게 했다. 그리고 치약을 묻혀서 닦으며 시범을 보여 주었다.
‘강아지 치약은 먹는 거야. 이렇게 닦아 줘. 특히 어금니를 잘 닦아줘. 한번 해봐.’
아이는 어설픈 손놀림으로 쫑이를 잡아봤다. 그리고 입을 벌리려고 했다. 쫑이가 버둥거렸다.
‘쫑아, 잠깐만 내가 이빨 닦아줄게.’ 아이는 다시 쫑이를 잡고 시도했다.
어쨌든 쫑이 이빨을 닦아줬다.
나는 목욕을 시킬 때 주의점도 알려 주었다.
목욕시키기 어려우면 병원 미용실에 맡겨도 된다고 아이 부모님께 말씀해 두었다.
나는 쫑이를 안았다가 놓았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쫑이가 사람을 좋아해서 잘 지낼 거로 생각해요.’
쫑이는 맡겼다. 민이는 병원 호텔에 맡기기로 했다.
아이들 예방 접종 및 다니던 병원에 갔다.
출장 전날까지 민이를 데리고 있다가 오전에 병원에 맡겼다.
그리고 출장을 다녀왔다. 출장은 일정이 당겨져 한 달 만에 돌아왔다.
제일 먼저 민이를 데리러 갔다.
민이는 내가 병원에 들어가니 짖는 소리가 들렸다.
병원 간호사는 민이를 안고 왔다.
민이를 안겨주며 설명했다.
‘얘가 너무 밤에 낑낑거리고 울어서 제가 저녁엔 집에 데리고 갔어요. 근데, 안에 있는 동안 불편했나 봐요. 가끔 제가 꺼내주기도 했는데…. 손님들 오면 너무 짖어서 계속 꺼내 놓을 수도 없었어요. 갇혀 있는 자체가 너무 스트레스였나 봐요. 발을 계속 핥더라고요. 가끔 목에 두르는 것도 해주었는데도 발이 이렇게 되었어요.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시길 핥는 거 그만하면 다시 털이 날 테니 걱정하지는 말라고 하셨어요.’
나는 민이를 받아 안았다. 원래 뚱뚱하지 않던 민이는 더 말랐고 네다리는 털이 하나도 없었다. 검게 변해 버리는 맨살이 반들반들할 정도로 변했다. 발을 엄청 핥았던 것이다.
민이에게 미안했다. 호텔에 맡겨 놓는 것이 민이에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정말 이렇게 많이 힘들어하게 될 줄 몰랐다. 생각하지 못한 민이의 상태를 보고 이젠 출장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민이를 집으로 안고 와서 집에서 민이의 발 상태를 다시 세심히 살피며 난 울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민이는 한시도 나와 떨어져 있지 않으려고 했다.
내가 잠시라도 밖에 나가면 울기 시작했다. 혼자 있기도 싫은 것이었다.
집에 있어도 나를 계속 따라 다녔다.
다행인 건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 자리에 가서 편안히 엎드려 있기 시작했다.
민이를 집으로 데려다 놓고 쫑이를 데리러 간다고 연락했다.
전화를 쫑이가 있는 부장님께 드렸다.
“안녕하세요. 제가 출장 일정이 좀 당겨져서 일찍 데리고 오려고 해요. 쫑이는 잘 있나요?“
“미안한데, 쫑이 약속한 3개월 후에 데려가도 돼요?”라고 물으셨다.
“더 데리고 있으시고 싶은 건가요? 식구들은 강아지 불편해하지는 않나요?”
“애가 왜 약속을 안 지키냐고 울고 난리네요. 제 가족은 쫑이를 너무 좋아해요.”
아들이 쫑이가 가야 한다고 했더니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고 했다.
‘왜 약속한 3개월 동안 우리 집에 없는 거냐, 약속했으면 지켜야 하지 않냐’고 애가 힘들어한다고 하셨다. 약속한 기간 동안 쫑이를 데리고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나는 쫑이를 그럼 잠깐 보러 가도 되냐고 했고 쫑이를 보러 다녀왔다.
쫑이는 그 집에서 엄청 사랑을 받으며 지내고 있었다.
온 가족이 쫑이를 이뻐하며 돌보고 있어 주셨다.
쫑이가 특히 좋아하는 그 집 큰아들은 쫑이와 자주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고 했다.
고등학생으로 한창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큰아이들에게도 쫑이가 큰 위안이라고 했다.
집에 오면 쫑이를 챙기고 안고 같이 논다고 했다.
쫑이는 그 집에서 지내면서 그 집의 중심이 되었다고 했다.
결국, 쫑이는 바로 데리고 오지 못했다.
쫑이는 3개월간 그 집에서 잘 지내고 있다 왔다.
데리고 오면서 난 그 집 아이와 약속을 했다.
“이모가 꼭 쫑이 새끼 너한테 줄게”라고.
쫑이는 당시 2살이었다. 새끼를 나중에 낳아서 주기로 약속을 하고 쫑이를 데리고 왔다.
민이에게 더욱 미안했다.
나는 새로운 일을 찾았고 이사를 했다.
강아지들을 데리고 새로 이사한 집으로 갔다.
새로 시작한 일은 다행히 정시에 끝나는 일이었다.
정시에 끝나는 일을 하니 나의 시간이 생겼다.
강아지들을 데리고 산책을 좀 더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근데, 민이 머리털이 이상하게 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
나는 당시 민이가 이제 나이가 들어서 색깔이 변하는 줄 알았다.
물론 민이 나이가 많지는 않았다.
단지, 갈색 푸들 강아지는 나이 들수록 털 색이 바뀌는 줄 알았다.
강아지를 키우는 입장에서 무식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
예방 접종을 위해 병원에 가서 알게 되었다.
민이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나는 지나가는 말로 “선생님, 근데 원래 강아지들 색깔은 나이가 들면 이렇게 변하나요?”라고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답변하셨다.
“이건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게 아니라 뭔지 모르지만, 애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거 같은데요. 스트레스를 받아서 털의 색이 변한 거예요”라고.
난 충격이었다. 민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는 걸 집을 이사하고 한참 후에 알게 된 것이다. 민이가 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상황을 분석해 봤다.
새로 이사한 집은 입주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신축 아파트였다.
신축 아파트로 광고 및 근처 교회에서 포교활동으로 아파트 초인종은 수시로 울렸다.
강아지들은 초인종이 울리면 짖었다. 문 앞쪽으로 나가서 짖었다.
민이와 쫑이는 계속 울리는 초인종으로 힘들었던 것이다. 난 낮에 출근해서 그 상황을 몰랐다. 하루에 얼마나 초인종이 울리는지 몰랐다.
민이 상태를 알고 휴가를 내어 집에 있어 보았다. 집의 초인종은 하루에 열 번 이상 울렸다.
강아지들은 편안하게 쉴 수 없는 상태였다.
집도 익숙하지 않은데 초인종 소리로 계속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민이는 그런 상황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민이 미용을 맡겨 털을 다 밀었다.
그리고 강아지들을 방으로 넣어 놓았다. 초인종 소리는 무음으로 바꿔 버렸다.
집에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전화로 도착을 알려 달라고 전했다.
다행히 몇 개월 후 민이의 털은 다시 원래의 색으로 다시 자랐다.
머리와 등의 털의 색이 하얀색으로 바랜 빛깔이었던 민이의 털은 다시 진한 갈색으로 자랐다.
민이를 안으면서 무식한 주인으로 미안하다고 말했다.
민이와 쫑이를 침대에서 함께 자면서 사죄를 했다.
좀 더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강아지를 키우는 주인은 좀 더 세심한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면서 강아지들에 대한 지식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얼마나 이 아이들을 몰랐는지 자신에게 자책했고, 아이들에게 미안했다.
여전히 나는 이 아이들의 상태를 다 알지 못한다. 그래도 더 주의를 기울이려고 노력하게 됐다.
그녀는 자신의 실수를 이야기했다.
강아지들에게 좀 더 시간을 내고 주의를 기울이려고 노력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민이가 다리털이 다 벗겨진 후 출장은 다시 가지 않는다 했다.
이후 그녀는 두 아이를 다시는 남에게 맡기지 않는다고 했다. 항상 자신이 챙긴다고 했다.
이곳으로 이사 온 후 시간의 여유가 생겨 오전에 산책시키고, 퇴근 후 산책을 또 시킨다고 했다.
저녁 이후 아파트 공터에서 아무도 없는 걸 확인했을 때는 가끔 목줄도 풀어서 실컷 뛰게 한다고 했다.
그녀가 이야기해서 강아지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을 나도 알게 되었다.
그녀는 항상 민이는 예민한 아이라고 했는데,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민이를 다시 한번 안아서 무릎에 앉혔다.
그리고 뽀글뽀글한 갈색 털을 만지며 느낌을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