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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의 곰 Feb 04. 2022

놀이터, 꽃게랑, 눈웃음


그날은 미세먼지가 물러간 오후 4시쯤이었어. 

너와 난 놀이터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었지. 

나는 너에게 꽃게랑을 주었고 

너는 그것을 하나씩 깨 먹으며 이따금씩 나를 올려다봤어. 

오후 4시의 햇빛이 너의 눈웃음에 스며들 때 

나는 완벽한 행복을 느꼈단다. 

더 이상의 행복은 필요치 않다고 생각할 만큼.     


그날의 오후 4시, 

햇빛과 너의 눈웃음, 

꽃게랑의 짭짤한 냄새,

아이들이 노는 소리,

세상에 너와 나만 남겨진 것만 같았어. 


가끔 일상의 소중함을 잊을 때마다 

그날을 떠올리곤 해. 

내가 원하는 행복은 그런 날들 속에 숨어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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