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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이 Aug 21. 2024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라.


뚱마가 우니까 지한이가 목 놓아 울었다.


엄마 엄마, 울지 마요.

할머니 괜찮을 거예요. 엄마, 잘하고 있으니까 조금만 힘내요.

제가 어른되면 엄마 지켜줄 거니까 조금만 기다려요.

엄마는 잘하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제가 미안해요 엄마.


니가 왜 미안해...


아직 어른이 아니라 엄마를 못 지켜주잖아요.


전화기 넘어 꺼이꺼이 울며 위로하는 지한이 목소리에 또다시 무너져 울었다.


그렇게 우리를 놀라게 했던 할머니는 다행히 손자의 맑은 영혼의 보살핌이 전해져 더는 악화되지 않았다.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는데, 엄마의 낡은 아파트와 함께 30년을 함께한 나무는 괜찮다며, 주저앉은 뚱마를 일으킨다.

모진 풍파 버텨내느라 깊이 박혀버린 뿌리를 내보이며, 태풍 따위는 그저 나그네 바람이니 어여 일어나라며 부축한다.

늙어가는 엄마와 아직 풀 비린내 나는 자식들 위해 야무지게 심지를 박아야 한다며, 30년 지기 친구가 단단한 뿌리의 힘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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