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이 닿은 걸 알아채고
굳은 목질 사이로
연둣빛 보드라운 얼굴 내민 너
잘했다 정말 잘했다
강렬한 여름 햇살을 기회 삼아
넓은 하늘을 향해
한껏 내뻗고 녹음 짙게 자란 너
멋지다 정말 멋지다
온순한 가을볕의 정취를 닮아
고운 빛깔 맞춰 입고
스스로를 떨구어 길 위를 곱게 물들인 너
예쁘다 정말 예쁘다
드물게 비추는 겨울 햇살을 견디느라
매서운 바람에 앙상해져
보는 눈이 시리울까 하얀 눈으로 애써 덮는 너
장하다 정말 장하다
나는 그저 고목이 되어
베어질 날을 기다릴지언정
이렇게 너의 곁을 지키며
너의 변화를 알아보고
너의 노력을 알아주며
너의 귀함을 알려주는
그런 삶을 소망하게 되었다
너는
잘했다
멋지다
예쁘다
장하다
내가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