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삶은
꼬인 자락을 풀고
꼬인 매듭을 풀어
풀기의 달인이 되어갈 때쯤
엉망진창 꼬여버린 실뭉치를 만나고
포기하고 싶어 질 때쯤
딱 하루 견딜 만큼의 실자락이 풀리고
더는 못 한다고 소리칠 때쯤
새 실을 연결해줄이가 나타나고
그렇게 우리는
닳고 달아
뻣뻣함 없이 부드러워지고
숭덩숭덩 구멍이 생겨
처음 살아낸 새 삶인데
빈티지가 되어 멋스러워진다
시끌벅적한 일상과 달리 고요한 시의 세계를 동경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