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피해 작은 처마 아래 달려들어가니
모든 걸 적셔버리는 빗줄기가
나에게 닿지 않는다
딱 내 한 몸 설 수 있는
이 한걸음 정도의 공간이면
쏟아지는 비 피하기에 충분한 것을
일상의 소리를 잠재운 세찬 빗소리와
사방에서 튀어 오르는 서늘한 빗방울에도
나는 충분히 안전하다
시끌벅적한 일상과 달리 고요한 시의 세계를 동경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