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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by 김정미

비를 피해 작은 처마 아래 달려들어가니

모든 걸 적셔버리는 빗줄기가

나에게 닿지 않는다


딱 내 한 몸 설 수 있는

이 한걸음 정도의 공간이면

쏟아지는 비 피하기에 충분한 것을


일상의 소리를 잠재운 세찬 빗소리와

사방에서 튀어 오르는 서늘한 빗방울에도

나는 충분히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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