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로 돌아갈까
상실이 신체에 사하는 타격, 일시적인 착란, 직설적이진 않지만 지독히도 강렬한 일련의 감정들까지, 몇 주, 어쩌면 몇 달 동안 나는 물에 잠긴 사람처럼 행동했다. (p187)
상실 초기 비탄의 맹위는 가히 충격적이다. 걷잡을 수 없이 사납고 절망스럽다.
(p189)
그녀를 죽게 두라. 애도의 이동경로를 정의할 수 있다면 이 세 단어가 아닐까.
(p208)
생은 반박의 여지없는 전진운동이고, 죽은 이들 너머를 겨냥해 시위를 떠난 화살이다. 몇 달간 나는 시간의 폭력성을 실감했다. 우리를 태운 대형 바지선이 캐롤라인만 기슭에 남겨두고 떠나는 듯했다.
(p210)
세상에, 나는 즐거운 은둔자야! 그리고 게일은 명랑한 우울증 환자!
부재는 너무 광막해
그 안에서는 벽을 통과하며 다니고
허공에 그림을 걸 것이다
파블로브 네루다, 94번 소네트
"너보다 내가 이런 일을 먼저 겪어서 다행이야.
다음에 너가 이런 일을 겪는다면 내가 너에게 위로가 되어줄 수 있잖아."
"어떻게 해야 위로가 되는데?"
"너가 어떤 고통을 겪든,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고통스럽다고 생각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