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어버이날이 있다. 아빠의 생신도 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경남 하동으로 여행을 계획했다.
하동에 가면 꼭 가야 하는 장소가 화개장터, 쌍계사, 최참판댁 촬영지, 아시아 최장길 짚라인이 있다. 계속 내리는 비로 인해 화개장터를 제일 먼저 갔다. 화개장터에는 다양한 나물과 버섯, 차가 있었다. 생각보다 크지 않고 작은 옛날 시장 같은 느낌이다. 한참 구경하다가 익숙한 간판이 보였다.
터키 아이스크림
인상 좋은 터키 아저씨는 우리 가족을 보자, 손짓을 하며 외친다.
"터키 아이스크림 드세요? 맛있어요."
“아이스크림 드실래요?”
가족 모두 싫다며 고개를 젓는다. 어떻게 할까 고민도 잠시, 남편을 쳐다보며 장난기가 발동했다.
“그럼 자기가 먹어볼래?”
남편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나는 주문을 했다. 남편을 터키 아이스크림 가게 앞으로 살짝 밀어 넣고 동영상을 찍었다.
빠른 손놀림으로 아이스크림을 푸는 터키 아저씨를 놓칠세라 눈도 떼지 않았다. 이제 남편이 아이스크림을 받을 차례다. 잡힐 듯 말 듯 잡지 못하자, 고개를 숙여버린 남편. 덕분에 함께 여행 온 가족들은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다시 고개를 들어 아이스크림을 잡으려던 순간. 이번에도 아이스크림은 남편손에서 벗어났다. 그렇게 여러 번에 장난 후 남편은 아이스크림을 받을 수 있었다.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또 다른 아저씨.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팔을 돌이고,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한다. 왠지 터키 아이스크림을 한 번에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터키 아저씨는 다시 아이스크림을 요란하게 담는다. 드디어 아이스크림을 푸고 손님에게 줄 차례다. 아저씨가 아이스크림을 잡았다.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놀랐다.
터키 아저씨는 장난을 멈추고 미소를 띠며 자신만만해하던 손님에게 그냥 주었다.
잠깐의 정적 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웃음바다가 되었다.
남편의 표정이 궁금해 고개를 돌려보았다. 남편은 무릎에 손을 갖다 대고 고개 숙여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