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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리복주 박풀고갱 Feb 12. 2024

아픔의 날씨

프롤로그

2023년 11월 20일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검진 병원의 진료 의뢰서로 대학 병원에 가서 전문의와 상담하고 각종 검사를 받은 후 수술 날짜를 받았다.

미래로 가는 일 외에 다른 일은 없으므로 이변 없이 수술날이 찾아왔고 수술을 받았다. 

수술 날짜를 기다리며 계속 나의 병에 대해 뭔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진단을 받고 웹서핑을 조금 했는데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의 건강을 기원해주고 있는 글이 많았다. 아마도 수술을 하기도 전인 것 같은데 이미 반 전문가가 되어 암의 종류와 수술 방법까지 다 꿰고 있는 분들도 있었다. 유튜브 쪽은 각종 전문가가 생소한 전문 용어를 쉽게 풀어 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다.


정작 내가 알고 싶은 정보는. 없었다. 

난 사실 수술을 안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었다. 수술을 하더라도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지 않았을 때 재발률이 어떻게 되는지도 알고 싶었다. 


알다시피 스티브 잡스와 발 말리는 암치료를 거부한 것으로도 유명한, 유명인이다.

스티브 잡스는 2003년 10월 췌장암 진단을 받았으나 6개월간 수술을 거부하고 식이요법, 침술, 수행 등의 치료를 고집했다고 한다. 6개월 후 수술을 받기 했지만 수술 후 유기농 채소 과일식을 고집했다고 한다. 결국 스티브 잡스는 2011년 10월, 56세로 사망했다. 암 진단 후 약 8년이 흐른 후이다.

밥 말리는 1977년 발목 부상을 치료하다가 흑색종 암세포를 발견했지만 치료를 거부했다(1977년이라는 시기를 생각하면 그 당시 암이라는 질병은 치료를 해도 생존율이 많이 높지 않았던 터라 치료 거부가 아주 극단적이라고 할 수만은 없다고 한다). 1980년까지 공연 투어를 계속하던 그는 1981년 5월, 36세로 사망했다. 암진단 후 대략 4년이 지난 시점이다. 


유방암의 사망률이 높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스티브 잡스와 밥 말리까지 들먹이는 것이 좀 멀리 갔다는 걸 인정한다. 하지만 암이 걸린 이상 죽음에 대한 생각을 떼어놓긴 힘들다. 

[아픔의 날씨] 카테고리에는 유방암 진단을 받고 난 후, 암치료와 죽음에 대한 생각들을 담고자 한다. 이런저런 잡생각이 많은 편이라 아마 변화무쌍한 날씨가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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