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아 Jun 29. 2023

내 취향 알아가기

언니에게 보내는 일곱 번째 편지

30대가 되면서 드디어 자신의 취향을 알아가는 거 같은 요즘이야. 유행에 민감했던 10대와 20대에는 취향보다는 유행에 더 휩쓸려 갔던거 같아. 취향을 타지 않는 사람이라 좋았던 점은 딱히 타인과 부딧힐 일이 없었다는 거고, 이제와 느끼는 안좋은 점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는 거였어. 다행히 30대가 되고 부터는 나도 조금씩 내 취향을 찾아가는 거 같아.


어쩌면 이게 내 인생 2번째 사춘기 인걸까. 어쩌면 난 처음부터 꽃 이불을 좋아한 사람인걸지도.


오늘 교회 가족모임에 잠시 다녀왔어. 그 곳에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할머니 한 분이 계시는데 정말 말 그대로 볼때마다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힘을 가지신 분이야. 그 분의 표정, 말투,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늘 베푸는 모습을 보며 정말 아름다우신 분이라 늘 생각했어. 그 분의 근황을 물으니 얼마 뒤에 남편과 둘이 프라하에 간다고 엄청 즐거워 보이시더라고. 너무 좋아보였어. 30년도 더 된 결혼생활에서 자기는 남편과 어디든 같이 다니는 걸 좋아한다고, 너무 행복한 얼굴로 웃으며 말씀 해주시는데 그 순간 '아 나도 닮고 싶다. 진정으로 행복을 느낄 줄 아는 저 분을' 라고 생각이 문득 들었어.


요즘 들어 느끼는 건데 나도 좋은 기운을 풍기는 사람들을 사랑하며 동경하는 거 같아. 그래서 언니가 말해준 즐겁게 일을 하는 간호사 이야기, 이탈리아 어딘가의 행복한 웨이터 이야기가 더 와닿는 거 같아. 30대가 된 이제는 듣지 않고 보지 않아도 아는거지 - 분명 그들도 사람이라 항상 즐겁고 행복한 일만 있을 순 없다는 걸.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더 강해 보이고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 같아. 어쩌면 그들이야 말로 자기 삶에 가장 욕심 있는 멋진 사람들이 아닐까. 나도 그런 사람이고 싶어.


순간을 소중하게 대하고 즐겁게 행복하게 살자는 언니의 약속, 우리 그렇게 꼭 하자!

매일 웃고 즐거울 순 없겠지만, 그럼에도 하루를 살아내고 내 하루를 더 욕심내는 강한 사람들이 되자 :)








매거진의 이전글 My playlis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