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에게 보내는 여덟 번째 편지
드디어 이사를 하고, 아직 다는 아니지만 집 정리도 열심히 하고 있어. 남편이 그러는데 최근 봤던 모습 중에 가장 부지런하대! 사실 나도 이 모습이 낯선데,아침 9시에 일어나서 언니한테 편지를 쓰는 일이 썩 나쁘지 않아! (사실 굉장히 뿌듯해) 언니도 아침에 일어나면 이런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려나?
내가 어떤 유튜브에서 봤는데, 사람들은 어쩌면 정말 게으른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게으르다는 프레임을 씌워서 회피나 도피를 하고 싶은 거라고 하더라고. 난 개인적으로 그 부분에 크게 공감했어. 더 잘하고 싶고 실패하기 싫단 이유로,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한거야” 하는 핑계 뒤로 숨은 적이 솔직히 많았던 거 같거든. 근데 지금은 이사와 정리라는 죽이되든 밥이되든 스스로 해쳐나가야 할 문제가 생기니까, 정말 다른 생각 할 겨를 도 없이 최선을 다해 해내버리고 있어. 이사 전의 내 모습으론 상상도 할 수 없는 광경이야.
이게 새로운 장소가 주는 새 마음가짐 인걸까? 나는 사실 새로운 경험, 새로운 시각, 새로운 생각들을 사랑해. 그래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아하는 것 같아. 다른 사람들은 나랑 어떻게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살아가고 어떤 생각을 하고 느끼는 지, 그 부분들이 날 크게 매료 시키거든. 많은 추억이 깃든 보스턴에 대한 그리움은 분명 어느순간 점점 커지겠지만, 지금은 눈 앞에 놓인 새 시작에 더 집중해서 살아볼게. 보고 싶은 만큼 더 하루를 알차게 느끼고 경험한 것을 언니와 나눠볼게!! 뉴욕사는 동생 & 보스턴 사는 언니의 진정한 새 출발을 응원하며!
- 언니의 보스턴 하루가 맑고 행복하길 바라는 이사 가 버린 동생의 뉴저지 첫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