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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혼자 성장하지 않는다!!

한주 동안 바쁜 일정으로 글을 쓰지 못했다. 아이의 방구석 졸업식과 강의 준비로 바쁜 날을 보냈기 때문이다. '주말에는 꼭 글을 써야지' 마음먹고 책상 앞에 앉아 있지만 눈은 멍~하고, 머릿속은 어떤 글을 써야 할지 새 하얗다. 작가의 서랍에 끄적여 두었던 제목과 키워드를 바라보며 이리저리 기웃거리다 12시 심야시간을 넘기고 말았다. 


'에잇! 그냥 잠이나 자야겠다.'

생각하며 무심결에 통계를 클릭했다. 


어라? 뭐지? 지난주 썼던 <엄마 우리 이제 짬뽕 못 먹어요> 글 조회수가 갑자기 올라가기 시작했다. 글 조회수에 연연하지 않으려 하지만 심드렁하게 쪼그라 있던 내 마음이 갑자기 다림질하듯 펴지는 느낌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도대체, 갑자기, 무슨 일로, 1주일이나 지나서야 Daum 포털에 게시됐을까?'


의문을 품어 봤자 답은 알 수 없다. 

"AI가 갑자기 짬뽕이 먹고 싶었나?" 그저 혼자 중얼거려 볼 뿐이다.


사람 심리가 이상야릇하다. 뭘 쓸지 맴도는 말 앞에 포기하려 했던 마음이 갑자기 신들린 작가처럼 자판을 두드린다. 이건 또 무슨 작용일까? 곰곰이 생각하다 무심결에 난로에 타고 있는 장작을 바라보았다. 추운 날씨에 한껏 온기를 품고 있는 난로 속에는 두 개의 장작이 서로 기대어 활활 타고 있다.


장작은 절대 혼자 타지 않는다. 주택에 살면서 여러 해 난로를 피워본 경험으로 터득한 진리다. 커다란 나무라도 한 개에 불쏘시개를 이용해 불을 피우지만  잠깐 타다가 불쏘시개의 불꽃이 사라지면 이내 꺼지고 만다. 장작이 잘 타기 위해서는 함께 기대어 놓을 또 다른 장작이 있어야 하고, 적당히 산소가 공급이 되어야 하고, 잘 말라서 습하지 않아야 한다.


장작불이 활활 타기 위해서도 여러 조건이 필요한 것처럼 브런치 작가의 글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브런치 작가의 글 성장을 위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첫째는 작가의 글이 있어야 하고,

둘째는 작가의 글을 읽는 독자가 있어야 한다.

셋째는 독자의 맞장구 즉 라이킷은 작가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고,

넷째는 독자의 공감 가는 말 한마디, 즉 댓글은 작가에게 성장을 부르는 영양분이 된다.

마지막 다섯째는 브런치 메인에 게시되거나 Daum 포털에 게시됨으로 많은 이들에게 지식으로, 지혜로, 본받음으로, 자극으로, 감동으로 전해지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19로 힘들어하며 성장이 멈춘 이유는 홀로 있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가족과 오손도손 식사하지 못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오로지 집구석에서 방콕만 하고 있으니 성장이 더디다.


장작도, 사람도, 브런치 작가의 글도 혼자 성장할 수 없다.

누군가는 기대어 엉덩이라도 부딪쳐야 하고, 어깨라도 기대어야 하고, 손뼉이라도 마주쳐야 성장은 일어난다. 글의 성장은 작가의 다음 글을 쓰게 하는 자양분이 된다.


지금 이 순간 홀로 외로이 성장을 기다리는 무언가에 다가가 손이라도 흔들어 주어야겠다. 흔드는 손짓에 에너지를 한가득 품으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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