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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번째 브런치 구독자가 되었다.

설레는 순간

살면서 설레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생각지 못한 케이크를 받았을 때도 설레고, 우연히 꽃을 선물 받았을 때도 설레지요.

돌 틈에서 생명력을 지켜가는 이름 모를 꽃을 본 날도 설렙니다. 겨울로 향하는 이맘때 눈을 기다리며 설레기도 합니다.


저는 오늘 특별한 설렘을 선물 받았습니다. 여느 날과 같이 브런치 글들을 살펴보다가 제목이 눈에 띄어 찾아 들어간 작가님의 글에서 말입니다. 정리를 어려워하는 저에게 눈에 띈 것은 이사 간 후 매일 시계만 쳐다보게 되었다는 실배 작가님의 글이었습니다. 가지런히 정돈된 책장을 보며 저라도 칼퇴가 기다려지겠다는 생각을 하며 글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작가님의 심정을 마음으로 느끼며 글을 다 읽어 간 즈음 라이킷을 누르려는데 구독자의 숫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구독자 999


실배 작가님의 구독자가 정확히 999였습니다. 순간 저는 설레는 마음으로 제가 누르면 1,000명이 될 것이고 작가님은 1,000명을 돌파했다는 기쁨에 잠기겠지요. 망설임 없이 구독을 눌렀습니다. 물론 실배 작가님의 글을 처음 접한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몇번에 걸쳐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인상적인 글을 여러번 보았지만 구독을 신청하진 않은 상태였습니다.


저는 그렇게 다른 작가님의 1,000번째 구독자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숫자가 주는 의미에 설레기도 합니다. 설레지 않을 때는 굳이 의미를 붙여서라도 마음에 새기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내게 1,000번째 구독자는 어떤 분일까? 언제쯤 그 기쁨을 맛볼 수 있을까?


지금은 직장인들이 퇴근을 기다리며 졸린 시간 3:55분. 프리랜서인 나 또한 졸린 시간이다. 커피 한잔 마시며 1,000번이라는 숫자가 주는 설렘을 살짝 맛보며 잠시 행복에 잠겨있는 지금 이 순간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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