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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있는 사람이 되면 안 되는 이유

항상 쓸모가 없는 여러분을 위한 글

by 므므

아직도 자기소개서에 "인재가 되겠습니다."라고 적으시나요?

혹은 면접에서 "회사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라고 말하나요?



우리는 절대 '쓸모 있는' 사람이 되면 안 돼요.

또한 누군가에게 '넌 쓸모도 없다'라는 말도 하면 안 돼요.

쓸모의 유무를 따지는 말은 자신을 기만하는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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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우리는 절대, 결코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 없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모든 일을 잘할 수 없어요.

잘하는 일도 있겠지만 잘하는 일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일은 잘하지 못해요.


우리가 '쓸모가 있으려면' 세상에 모든 일을 모두 완벽하게 잘해야 해요.

하지만 우리 모두 알잖아요.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죠;;

그래서 자신에게 혹은 타인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겠다'라고 말하는 것은 자신을 속이는 자기기만적인 말이 되는 거예요.


타인에게 쓸모를 강요하거나 쓸모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또 어떨까요?

이런 강요나 타인의 가치를 폄하하는 것은 폭력이에요.

주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쓸모 있는‘ 사람이 되라고 강요를 하죠.

그러다 자신의 성에 차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며 핀잔을 주고 무시하죠.

인간은 태어남과 동시에 쓸모가 없음에도 타인에게 쓸모가 없다고 하는 건, 작정하고 ‘우리는

모두 쓸모가 없지만 쓸모 없는 네가 싫어‘라는 궤변이에요.


아닌데? 나는 쓸모 있는데? 나는 학교에서 선생님한테 칭찬받고, 직장에서 인정받아서 가장 빠르게 승진했고, 집에서 내가 가장 최고라고 말하는 부모님이 계시고, 나만 바라보는 연인도 있는데?라고 한다면 제 나름의 이유를 말해 볼게요.


우리 모두가 왜 쓸모가 없냐면요.

우리가 지금 하는 행동 모두는 순간 찰나 찰나의 연속이에요.

매번 우리는 이런 찰나 속에서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처리를 할 수 있어요.

한 번에 수십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가 없다는 말이죠.

만약 여러분이 쓸모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10억 원짜리 계약을 따내는 프레젠테이션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해보죠.

당신은 그 PPT파일을 만드는 동안, 청소도 하지 않고, 요리도 하지 않아요.

타인을 돕거나 기부를 하지도 않고, 독서나 강의를 들으며 지적 능력과 자아 성찰과 창의력을 성장시키지도 않죠.

사랑하는 연인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안부를 전하거나 친절을 나누지도 않아요.


여러분이 그 쓸모 있다고 생각하는 PPT파일을 만드는 동안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쓸모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할 수가 없어요.

하나의 일을 하면 그 하나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일은 할 수가 없는 거죠.


즉, 당신이 어떤 일에 쓸모가 있다는 말은 그 일을 제외한 모든 일에는 쓸모가 없다는 소리예요.

그러니 부디 쓸모 있는 사람이 되려고 집착하지 않았으면 해요.

우리는 모두 쓸모 없는 사람이 이라는 것을 항상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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