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네일 스케치란
여기서부턴 실제 원고 의뢰가 들어오고 진행하는 순서대로 적어보려 해요. 원고 의뢰는 보통 전화에서 시작돼요. 일정을 묻는 거죠. 일정에 무리가 없다면 원고를 이메일로 보내줍니다. 원고를 읽고 진행할지 말지 결정해서 출판사에 다시 알려드려요. 약속을 잡아 계약서에 사인하면 일이 진짜 시작되는 거죠.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원고를 파악하는 일이에요. 주인공은 어떤 성격인가. 어떤 장소에서 일이 진행되는가. 시간과 계절은 언제인지 등 여러 가지를 파악합니다. 그 과정 중 필요하다면 출판사에 자료를 요청할 수도 있어요. 인물, 배경, 사건이 파악됐다면 16장을 기준으로 페이지를 나눠봐요. 그리고 썸네일 스케치를 시작해요. 이후 진행 과정을 간단히 말씀드리면 아래와 같아요.
이 중 그림작가의 역할은 채색까지 에요.
마지막으로 스캔받아 디자인된 pdf를 보고 디자이너와 상의하는데 이대로 책이 나온다고 생각하고 마지막으로 수정사항을 의논해요. 이후 감리할 때 동행하기도 하고 안 하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보통 색을 조정하는 거라 디자인 자체를 손보긴 힘든 단계예요. 하지만 여기선 책을 만들기도 해야 해서 제책과 하드커버도 만들어 보려 해요. 채색까지는 실제 그림책 그림을 진행하듯 설명해 드리고 스캔부터는 집에서 해볼 수 있게 제가 했던 방식으로 설명해 볼게요. -썸네일 스케치 썸네일 스케치 thumbnail sketch란 직역하면 엄지손톱 스케치가 되겠네요. 어떤 식으로 구성할지 작게 그려보는 단계를 의미하는데 그림책 만드는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예요.
이야기의 흐름과 구성을 볼 수 있으니까요. 여기서는 앞서 말씀드린 글 자리, 레이아웃, 접지, 판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진행해야 해서 고민도 많이 되고 수정도 가장 많은 단계예요. 이 부분이 탄탄하게 나와야 이후 진행단계에서도 수정 없이 진행될 수 있지요. 이 썸네일 스케치를 연결해 스토리 보드를 만든답니다. 스토리 보드 story board는 이야기의 흐름이 잘 정리된 말 그대로 보드인데요. 그림책 만드시는 분 중에는 썸네일 스케치라고 통칭해서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비슷한 것 같지만 굳이 둘을 구분하자면 썸네일 스케치는 한 장면을 작게 그려 본 거고 스토리 보드는 이것들이 묶인 상태라 할 수 있죠. 방금 언급했듯 둘을 구분해서 사용하지 않긴 해요. 작가마다 그림책을 만들 때 공들이는 부분들이 다르긴 한데 저는 썸네일 단계에서 연출에 신경을 써요. 다른 사람들은 이렇더라 하고 간접적으로 전하는 것보다 제가 하는 방식으로 설명해 드리면 아무래도 더 자세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설명해 볼게요.
1. A4용지를 판형에 맞게 여러 장으로 자릅니다. (저는 4분의 1 정도로 나눠 비례에 맞게 자르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요.) 2. 종이를 반으로 접어 접지선을 표시합니다. 3. 그리고 그 종이에 썸네일 스케치를 해요. 여러 가지 방식으로요. 레이아웃에 변화를 주기도 하고 시점에 변화를 주기도 하고 가까이 그리기도 하고 멀리서 그리기도 하고... 그러면 한 장면이 여러 가지로 그려져요. 이런 식으로 각 장면을 썸네일 스케치합니다.
4. 보드를 만들기 위해 a4용지를 이어서 a3용지로 만든 다음 그 위에 여러 썸네일 스케치를 배치해요. 5. 추가할 부분이나 고쳐야 할 부분을 수정합니다.
이것을 반복해요. 한 장의 스토리 보드로 만드는 게 어렵다면 2-3가지 종류로 보드를 만들어 진행해보고 가장 나은 것을 선택하는 방식도 좋아요. 물론 작가님들 중에는 a4용지에 바로 그리시는 분들도 많아요. 저는 연출에 신경 쓰다 보니 썸네일이 조금 더 많아요. 또 이렇게 하면 탈부착이 가능하니까 같은 썸네일 스케치를 반복해서 그리지 않아도 되더라고요. 이놈의 귀차니즘.
아래 사진은 제가 실제 사용한 스토리 보드예요.
혹시 궁금하신 분은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