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내 그림자

살아온 날의 단상

by 빈창숙

멀리 돌아보아도

내가 살아온 길은 없고

비틀거리는 걸음 앞에

길고 긴 내 그림자


<잊혀진 여인> 중에서


......

하고 있는 일이 잘 안 될 때,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걸까? 묻고 싶을 때,

생각이 멈추어 버렸을 때,

살고 있기는 하는 걸까?라는 느낌이 들 때,

마음이 산란할 때,

계절의 흐름을 느끼고 싶을 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찾고 싶을 때...

이유 없이 무작정 걸을 때도 있다.


오늘은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음에,

누군가의 글도 읽지 못해서

멀리 달아나버린 글들이

다시 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걸었다.


그리고 걷는 나 자신이 고마워서 사진 한 장을 찍었는데,

긴 내 그림자에

생각하지도 못한 유행가 가사가

나뭇잎처럼 나풀거리며 떨어졌다.


비틀거리는 걸음 앞에

길고 긴 내 그림자.............


2022년 10월 19일 원수산 둘레길 10872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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