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 에세이
먼지를 털면서 행복한 마음이 스몄다.
햇빛에 비친 먼지가 날리고 있었다.
먼지는 과거지만 현재도 먼지다.
쌓이면 과거가 되고 털면 현재가 된다.
미래는 모른다.
어디로 날아갈지 어디에 닿을지 모르지만 먼지가 되어 날아간다.
먼지에는 이런저런 추억과 고마움 슬픔 번뇌가 있지만 잠시나마 잊고 살아야 또 내일을 살 수 있다.
진심은 통하고 어려움은 곧 성취와 즐거움으로 보답하기 때문에 살아볼 만한 인생 아닌가...
우리네 인생살이가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살아가는 이유는 살아있기 때문이다.
죽기 전까지 아프고 힘들다.
하루하루가 아프고 힘들지만, 가끔 예상치 못한 행복과 환희가 있기 때문에 살아야 한다.
노래가 있고 영화가 있고 여행이 있고 대자연의 푸름이 있어서 삶은 힘이 나고 충전이 된다.
출근 전에 세수하면서 다 닳은 비누를 보며 꼭 나 같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비벼도 거품이 나오지 않았다. 눈물이 왈칵 나버렸다.
새 비누는 향도 좋고 조금만 비벼도 거품이 잘나고 예쁘고, 반들반들하다.
그러나 계속 사용하다 보면
비누가 거품도 안 나고 갈라지고 거칠어진다.
거품을 내려면 여러 번 비벼야 겨우 거품이 난다.
크기도 작아져서 버려진다. 그러면 다시 새 비누로 교체한다.
세월이 흐르면 나 또한 작아진 비누처럼 버려질 것이고 새로운 비누로 교체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