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것
글을 잘 쓴다는 것은 글솜씨도 있고, 아이디어가 넘쳐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야 한다는 건 모두 다 아는 일이다. 그래서 '글을 씁니다'라고 말하면 세상 신기하게 바라보며 존경하기까지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루에 조금이라도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글은 엉덩이로 쓴다는 지론을 지지한다. 노력한다-라는 것은 조금씩이라도 나아지기 위한 행동이므로 노력은 사람을 배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루에 조금이라도 쓴다는 것은 아이디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루하루 사는 세상, 남과 내가 뭐 대단히 다르겠는가. 그냥 주위에 평범하게 일어나는 일에 대해 시선인 다른 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일들은 늘 일어나지만 의미부여가 다른 걸거다. 여하튼, 나는 노력과 솜씨와 의미부여의 방법 등 아이디어만 있으면 매일 글을 쓰는 행위쯤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글을 쓴다는 것에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려면 건강이다. 건강!!! 어쩌면 누구나 할 수 있고, 지킬 수 있고, 누구나 거저 주어지기도 하는 그런 건강!! 이불을 뒤집어쓰고 콜록콜록 기침을 해대며 펜을 손에 꽉 쥐고 글을 쓰는 그림-은 정말 어이없다. 옛날의 감기란 그 정도인 건가. 아니면 내게 근성이 없는 건가. 정말 죽겠다. 당장 어질어질 정신이 없어 죽겠는데 글은 무슨 글인가. 뭔 대단한 대작은 쓴다고 아픔을 불사하고 글을 쓴단 말인가. 나의 글이란, 최상희의 글이란 소소한 이야기들뿐인데 말이다.
혹독하게 앓았다. 올 들어 매일 쓰자고 작정하고 썼던 노트에 구멍이 나기 시작했지만 아쉽지도 않다. 그냥 기쁘게 밥을 먹고, 기쁘게 움직일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건강을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없다는 정말로 아주 평이한 답을 찾았다. 글도 마찬가지다. 건강한 글을 쓰려면 건강해야 하는 거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으면 건강관리를 최우선으로 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