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덕골 이선생 Feb 28. 2024

행복은 꿈과 함께 시작된다

폴 킹의 <웡카>

[사진 출처: 네이버]


꿈은 이루어질까


윌리 웡카(티모시 샬라메)는 초콜릿 메이커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잃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초콜릿 제작법을 익혔다. 그는 각 지역에서 수집한 재료를 모아 기상천외한 초콜릿을 만든다. 그가 만든 '두둥실 초콜릿'먹으면, 하늘을 나는 마법 같은 일을 경험하게 된다.


그의 꿈은 '달콤 백화점'에서 자신만의 초콜릿을 파는 것. 웡카는 초콜릿을 홍보할 기회를 잡지만, '초콜릿 연합'의 방해로 중단된다. 그는 무일푼으로 여인숙에 도착하고, 급기야 스크러빗 부인(올리바아 콜먼)과 블리처(톰 레이비스)의 계략에 빠져 부당계약을 맺는다. 함정에 걸려든 웡카는 빚더미에 빠지고, 그곳에서 고아 소녀 누들(케일라 레인) 4명의 친구들을 만난다.


웡카는 5명의 친구들과 힘을 합쳐, 초콜릿을 판매하는  성공한다. 그러나 초콜릿 연합의 끈질긴 방해부딪혀 온갖 고난을 겪는다. 결국 그는 친구들의 빚을 갚아준다는 초콜릿 연합제안을 받아들이고, 더 이상 초콜릿을 만들지 않겠다 약속한다.



대상 이미지와 자기 이미지


웡카는 자신의 전 재산(12 소버린)을 약탈당하듯 소비한다. 그러나 스크러빗 부인의 사기 행각, 초콜릿 3인방의 방해에도 꿈을 잃지 는다. 대상관계에 두려움이 없고, 좌절감에 고개 숙이지도 않는다.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그의 도전 정신이 예사롭지 않다. 그의 힘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대상관계이론에 따르면 오이디푸스 이전의 관계가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아이는 양육자와의 관계를 통해 대상 이미지와 자기 이미지를 내재화한다. 이는 유아의 대상관계 유형을 결정하여, 성격 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이론이다. 


웡카의 어린 시절을 보며, 그의 어머니를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그녀는 '참 좋은 어머니'에 가깝지 않을까. 배를 타고 유람하듯 살아온 그들의 삶이 그다지 안정돼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꿈과 희망키워주는 어머니모습이 아름답다. 아들의 말에 귀 기울여주고, 안아주는 환경을 만드는 어머니. 그녀는 아들이 정서적 안정을 취하도록 돕는다. 이와 같이 웡카는 어머니와의 긍정적 관계를 통해 자존감을 형성했다. 이로 인해 대상 관계에 주저하지 않고, 외부적 소통에 능동적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모험을 즐기고 꿈을 향해 도전하는 웡카. 그의 에너지는 '내적 표상'에서 기인한다. 웡카의 어머니는 세상에 없지만, '어머니의 표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어머니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존재다. 위기 상황이나 해방의 순간에도 어김없이 나타나 그를 위로한다. 실패의 순간에도 그를 일으켜 세운 건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어떠한 순간에도 ' 세상에 좋은  꿈과 함께 시작된다', '가장 큰 행복은 초콜릿 자체가 아니라 나눔에 있다'라는 가르침을 떠올리게 하는 존재다. '괜찮다, 할 수 있다, 잘했다'라는 응원은 내면 깊이 새겨진 어머니 목소리다. 



뮤지컬 영화의 성공 조건


웡카는 뮤지컬 영화다. 뮤지컬 영화는 노래, 춤, 조명 등 외부적인 요소가 스토리 안에 적절히 아드는 것이 중요하다. 외부적 요인에만 치중하면 내용 없는 볼거리로 남을 것이다. 웡카는 이러한 부분에서 많은 논의가 이뤄진 작품이. 촬영 감독 정정훈의 인터뷰(씨네플레이)에 따르면, 비주얼이 서사에 녹아들길 바랐다. 그는 <초콜릿 천국>, <찰리의 초콜릿 공장>의 색깔을 따르지 않고, 독자적이며 개성적인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감독 폴킹은 삶의 부조리를 풍자하며, 꿈과 희망을 노래하기로 유명하다. 전작 <패딩턴> 시리즈에서도 사랑과 희망에 관한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패딩턴이 감옥 친구들의 도움으로 탈출한다는 설정이 웡카와 흡사하다. 여인숙에서 만난 5명의 친구들은 자신의 재능(배관공, 회계사, 코미디언, 전화 교환원 등)을 살려 웡카를 탈출시킨다. 게다가 대립각을 세웠던 움파룸파(휴 그랜트)는 죽을 위기에 처한 웡카와 누들(케일라 레인)을 구한다. 그 뒤 웡카는 자신을 도와준 5명의 친구를 위해 꿈을 포기하려 한다. 초콜릿 그 자체보다 나눔의 의미가 더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감독이 전하려는 메시지가 너무나 명확하다. 사회 부조리 속에서도 사랑과 나눔을 통해 꿈을 실현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가 이토록 비현실적인 인물에 공감하는 이유는 뭘까. 웡카는 혈연, 학연, 지연 등의 인맥 없이, 오로지 자신의 재능만을 믿는다. 초콜릿 3인방의 방해에도 포기하지 않고, 실패의 순간에도 좌절하지 않는다. 이에 우리는 웡카를 보며 현실의 한계점을 뛰어넘어 해방감을 누린다. 기득권이 감춰온 부정부패의 카르텔을 무너뜨리고,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 판타지에 빠져든다. 무엇보다 사랑은 불완전한 인간이 불안정한 사회를 버티게 하는 힘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전 13화 위기의 순간에 놓치지 말아야 할 것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