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추위는 친해지기 어려워요.
가을이가 집을 나갔어요. 지금쯤이면 돌아와야 하는데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작년 이맘때 집을 떠날 때는 꼭 돌아온다고 약속했는데, 아직 오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도 겨울이가 시샘을 하고 가을이가 오는 길목을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을이가 와야 황금색 들판에서 탈곡도 하고, 함께 단풍놀이도 하는데....
가끔 우리가 원하지 않은 일이 일어납니다. 우리의 삶뿐만 아니라 자연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뜻한 가을 햇살이 비추고 높고 많은 하늘이 있어야 할 자리에 찬 서리가 내리고 건조한 바람이 붑니다. 서둘러 옷장의 두꺼운 옷을 꺼내어 보지만 계절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슬픈 감정이 듭니다.
형형색색의 가을 단풍놀이는 이 시기에 즐길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입니다. 나뭇잎도 붉은색이고, 사람들의 옷도 붉은색으로 가득 채워집니다. 발길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면 파랗고 높은 하늘이 우리를 지긋이 감싸주고 있어요. 이 모든 것이 가을이가 주는 행복입니다.
가을이는 이번 비가 그치면 다시 돌아오겠지요. 잠시 겨울이에게 내주었던 자리에 돌아올 것이고, 그러면 난 잠시 빌려 입었던 겨울이의 두꺼운 외투를 다시 옷장에 넣어야겠습니다. 가을이가 주는 따뜻한 행복과 여유를 즐기고자 합니다. 이 시간이 지나면 나의 가을이는 네 개의 계절이 지나야 만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