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글 퇴고하기

회사 다니면서 사표 쓰지 말고 책 쓰자

by 원영대

‘끝이 좋으면 모든 것이 좋다’라는 격언이 있다. 모든 일에 있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다. 축구 경기는 90분 동안 쉼 없이 진행된다. 후반 40분까지 이기고 있던 경기가 마지막 5분을 남기고 역전이 되는 예를 많이 보았다. 승리의 기쁨에 취해 있다가 마지막 5분 동안 방심을 해서 다 이긴 경기를 놓치는 경우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학교 입학할 때 1등이던 사람과 졸업할 때 1등이던 사람 중 누구를 더 기억하고 있을까? 두 사람이 똑같이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한다고 하면 회사에 제출되는 증명서는 입학 성적일까? 아니면 졸업 성적일까? 졸업 성적표가 제출된다. 마지막의 성적은 그동안의 학교 생활을 정리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나는 처음 회사에 입사를 해서 반도체 라인으로 배치를 받았다. 반도체는 여러 공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나는 그중에서 가장 마지막 공정으로 배치를 받았다. 완성된 반도체 웨이퍼를 마지막으로 검사하는 공정이었다. 앞 공정에서 아무리 웨이퍼를 잘 만들어도 마지막 공정인 검사 공정에서 불량이 발생하면 그동안의 모든 공정의 결실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다. 마지막이 중요한 이유다.



글쓰기에서도 마지막 순서인 퇴고는 매우 중요하다. 퇴고는 초고를 쓰고 난 후 문장의 정리, 오탈자 수정 그리고 문맥의 흐름 등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퇴고는 서너 번에서 수십 번까지 해야 한다. 퇴고는 책을 출간하기 전 마지막 작업이기 때문에 독자에게 좀 더 쉽게 읽히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최소한 세 번 이상의 퇴고를 해야 하며 많은 퇴고는 더 좋은 글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고수와 초보의 글쓰기 차이는 퇴고에 있다. 초보는 길게 쓰고 짧게 고친다. 반면 고수는 짧게 쓰고 길게 고친다. 퇴고의 중요성이 드러나는 차이점이다. 전업 작가의 경우 3개월의 초고를 쓰고 1년 이상 퇴고를 하기도 한다. 퇴고를 통해 글을 수정을 함으로써 자신이 주장하고 싶은 내용을 독자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다듬어야 한다. 어떤 작가는 초고를 완성하고 글을 쳐다보지도 않고 저장해 두었다가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퇴고를 진행한다고 한다. 초고의 느낌을 배제하고 새로운 느낌과 감정으로 퇴고를 하기 위해서다. 심지어 초고를 쓴 후 몇 달간 묵혀 두었다가 퇴고를 하는 경우도 많다. 글은 고칠수록 좋아진다. 글의 완성도는 초고를 고치는 횟수에 따라 높아진다. 자신의 글이 완성되었다고 느끼는 시점이 퇴고를 마무리하는 시기이다.


퇴고를 하는데 가장 기초적인 수정 작업이 잘못된 단어, 맞춤법 그리고 문장의 수정이다. 이러한 부분은 글쓰기를 하는 워드프로세서의 맞춤법 기능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아래아한글의 경우 맞춤법 기능을 이용하면 오자, 탈자는 물론 특정 단어의 띄어쓰기까지 자동으로 수정이 가능하다. 외래어나 표현이 이상한 문장은 작가에게 수정을 할 수 있도록 빨간색으로 표기된다.


문장에 대한 수정 작업이 끝났다면 이젠 귀로 듣는 수정 작업을 해야 한다. MS Word나 인터넷 익스플로러(Edge)는 문장을 입력하면 소리로 들려주는 기능이 있다. MS Word는 [검토] - [소리 내어 읽기]를 클릭하면 내가 쓴 글을 소리로 들을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재생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듣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에도 동일하게 소리 내어 읽기 기능이 있다. 이러한 기능들은 운전 중에 혹은 휴식 시간에 귀로 듣는 수정 작업을 할 수 있는 편리한 기능이다. 자신이 쓴 글을 귀로 들으며 문장의 오류를 발견하고 또는 문장의 연결이나 흐름이 좋지 않은 부분은 확인하고 수정을 해야 한다.


글로 읽을 때의 느낌과 귀로 들을 때의 느낌은 사뭇 다르다. 글로 읽을 때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귀로 들을 때 느낄 수 있다. 글로 읽을 때 발견하지 못했던 오류를 귀로 들으면서 발견할 수 있다. 잡음이 없는 주위 환경을 만들고 글을 귀로 듣다 보면 그동안 내가 발견하지 못했던 감정의 오류를 발견할 수 있고 수정이 필요한 지점도 명확히 알 수 있다. 스마트한 시대가 좋은 글쓰기를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퇴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축구경기에서 마지막 5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팀의 승리를 위한 것뿐만 아니라 나를 응원해준 관중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완벽한 글은 없다. 내용이 불충분하거나 문장의 흐름이 막히고 좁아지기도 한다. 퇴고는 이런 글쓰기의 오류를 청소하고 배관을 청소하는 작업이다. 모든 것이 막힘없이 정리되어야 독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퇴고는 글쓰기의 고객 접점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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