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특유의 그 향기 아시죠? 뭔가 산뜻하면서도 시원한 듯한 아침 냄새. 비까지 내려 수분이 촉촉한 공기가 코 안으로 들어오는 기분이 싫지만은 않더군요. 숨이 차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느리지는 않은 속도로 달려 나가는 상황에서도 생각은 어느새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생각들을 비우려고 애를 쓰던 차에 동네 개들이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맨 앞에 사뿐히 종종걸음을 걷는 녀석과는 다르게 뒤를 따르는 두 녀석은 여유가 없어 보였습니다. 킁킁거리며 초초해 보이는 두 녀석들은 아마 암컷 한 마리를 두고 경쟁을 하는 듯 보이더군요. 목줄도 없이 자유롭게 다니는 모습을 보니 분명 녀석들은 애완견 유모차를 타고 다니는 녀석들과는 다른 삶을 사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주인에게 재롱을 떨거나 귀여움을 선사하기보다는 낯선 사람을 경계하거나 짖어서 쫓아내는 일로 주인에게 도움을 주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인간은 참 똑똑한 것 같습니다. 살아있는 생명도 그 특성을 잘 이용하여 자신에게 도움이 되게 할 수 있으니까요. 그뿐인가요? 자연 현상도 활용해서 많은 것을 얻어내기도 합니다. 게다가 다른 사람의 특성을 활용하여 커다란 목표도 거침없이 달성해 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 모든 게 어떤 것의 특성을 파악하여 잘 활용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죠. 인간만이 가능한 소중한 능력입니다. 그런데 이 능력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자기 자신에게는 사용하지 못하는 것인데요.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특성을 활용해 보려는 시도를 하지 않습니다. 되려 자신의 특성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좋지 않은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자신이 가진 특성도 말 그대로 하나의 [특수한 성질]입니다. 잘 활용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특성 못지않게 훌륭한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죠. 행동이 느린가요? 그렇다면 섬세한 일을 꼼꼼히 해낼 수 있겠네요. 무슨 일이던 쉽게 지루하다 느끼나요? 그렇다면 유행이 빠르게 변하는 일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이처럼 자신이 가진 특성에 좋고 나쁨의 잣대를 가져다대지 말고, 그 자체로서 바라볼 수 있다면 분명 잘 활용할 수 있는 곳이 생겨날 겁니다. 지금이라도 자신이 가진 특성들을 한번 제대로 파악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언제든지 꺼내어 적재적소에 활용해 볼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럴 수만 있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특별한 사람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결국 이런 생각들로 가득 찬 상태로 아침 조깅을 끝냈습니다. 생각에 생각이 맞물려 돌아갈 때면 시간이 언제 지나간 줄도 모르겠더군요. 덕분에 힘든 줄도 모르고 달리기를 잘 마쳤습니다. 이제 조금 힘들더라도 아침 조깅을 하는 것으로 루틴을 바꾸어야겠습니다. 저는 일단 밖에 나가기만 하면 목표한 코스를 쉬지 않고 달리는 특성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