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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은 왜 혼밥러를 싫어할까요

1인 1메뉴 vs 3인 2 메뉴

by 유원썸

얼마 전 한 유트버가 지방유명식당을 찾았다가 홀대받았다는 기사, 그 후속이야기가 여전히 진행형이다.


당사자인 여성 유트버는 혼밥이긴해도 2인식사값을 내겠다, 음식만 촬영하겠다란 사전 약속을 받았음에도 "여기 아가씨 혼자 오는 곳이 아니다. 무한정 먹는다, 예약손님이 기다린다" 등의 호통에 숟가락을 들던 손이 덜덜 떨렸다고 한다. 해당 음식점은 사과문을 내었고 행정지도를 받았으며 최근 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와 여자를 떠나 얼마나 당황했을 지 공감이 된다. 해당 음식점은 왜 혼밥러를 싫어했을까



" 혼자예요? 현금없어요?"


나홀로가구가 30프로가 넘는다. 집밥을 먹든 외식을 하든 삼분의 일은 혼밥러다. 혼자여행, 혼자영화에 대해 뭐라할 사람이 없지만 사실 혼밥외식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 혼자 먹어? 같이 먹을 사람이 그렇게 없어? 난 아직 혼밥은 안해봤다" 란 시선이다.


기억난다. 처음으로 혼자 밥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을 때 " 혼자예요?" 란 주인의 확인에 주눅들었고 4인석으로만 되있는 식당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어 되도록 구석진 자리에 앉았는데 주인은 혼자 4인석을 독차지하는 게 싫어서인지 또 다른 1인 고객과 합석하라했고 난 시키는대로 했다. 그 때만해도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여자 혼자 밥을 먹나" 한 표정, 심지어 식사대를 카드로 내니 현금이 없냐며 주인의 쎄한 표정이 여전히 기억난다.



가족을 식구라고 부르는 우리나라에서 식사는 다같이!


우리의 식사문화는 함께와 여럿이다. 도시락을 싸갖고 다닌 학교 급식시절에도 의자를 돌려 친구들과 같이 먹었다. 니네 반찬 내 반찬이 따로 없었다. 내가 회사를 다닐 때는 부서의 장이 원하는 식당을 무조건 따라가야했다. 단체생활에서 혼밥은 아프거나 인간관계의 부족을 의미한다고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밥은 같이 먹어야했다. 그러나 요즘 급식문화는 코로나이후로 자기 자리에서 자기것만 먹고 어른이 된 MZ세대들은 당당하게 자신의 메뉴를 고른다고하나 왠만한 식당은 삼삼오오 왁자지껄 어울려 식사하는 게 태반이다. 우리나라의 음식과 문화는 같이 먹어야 더 맛있다.



1인 1메뉴 VS 3인 2메뉴


혼밥환영이란 문구를 내 건 식당, 식당의 구조도 4인석에서 혼자 앉을 수 있는 구조를 추가했음에도 여전히 김밥, 분식점등에 제한된 식당이 아쉽다. 맛있는 음식은 2인이상주문가능이라 메뉴선택에도 제한이 많다.


혼밥러에 대한 댓글이 상반된다.


" 바쁜데 한 팀을 치르는게 낫다. 혼자 왔다고 반찬이 덜 나가냐? 1인분값만 내면서 서비스를 덜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알바를 해보니 혼자 오는 사람들에게 사장이 어찌나 욕을 하는지 본인은 절대 혼자 식당가지않는다" 란 댓글과 "1인 손님들은 말없이 빨리 먹고 나가 회전율이 좋다, 셋이 와서 2인분만 시키는 단체보다 낫다" 란 내용이다.



고독한 미식가를 위해 식사시간은 보장해달라


일본의 유명한 '고독한 미식가'란 프로그램이 있다. 제목 그대로다. 혼자 맛집을 다니며 음식을 음미한다. 혼밥의 쓸쓸함, 홀대도 전혀 없다. 시청자입장에서는 여럿이 떠들며 먹는 장면보다 '고독한 미식가'가 식욕을 더 부르고 꼭 가보고싶다는 생각을 갖게한다.


물론 혼밥러가 4인석을 오랫동안 차지한다면 식당입장에서는 짜증날 수 있다. 그런 고객이 과연 얼마나 될까싶기도한데 최소한, 최대한 식사시간은 피차 지켜주었음한다. 어느 식당은 식사시간을 2시간으로 제한한다. 물론 대형프렌차이즈이며 3만원에 준하는 식사대니 가능하겠지만 일반 식당들도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최소한의 식사시간은 마땅히 줘야한다.



식당입장도 억울할 때가 있다


여수식당의 경우는 혼밥러에 대한 식당의 갑질이었다면 2020년 한 유트버는 간장게장의 게딱지에 붙은 밥알을 보고 음식재사용을 의심한 동영상을 올렸다. 어처구니없게도 자신의 식사과정에 나온 밥알을 오해한 처사에 사과했지만 해당 음식점의 억울함과 매출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처였다.


오해로 또는 일부러 음식에 테러를 가한 뒤 해당음식점에 마이너스를 주는 경우, 식사를 실컫 하고 주인이 바쁜 사이 계산하지않고 달아나는 먹튀, 대량주문예약후 나타나지않은 노쇼경우도 그렇다.


식당을 해 본 지인말에 의함 식사준비부터 마감까지 하루 12시간은 기본, 식재료가 상할까봐 휴일도 없어, 짧고 굵게 한 차례 일하고 남 끝날텐데 뜨문뜨문 한 명씩 한 명씩 손님이 올 때면 브레이크타임도 없이 일하는 게 식당일이라며 대박나는 집을 빼고는 소상공인, 정말 먹고살만큼만 번다고한다. 그와중에 해꼬지하는 손님, 진상손님까지 속이 속이 아니라고 덧붙힌다.



그러니 어쩌겠나? 식당도 손님도 먹고 살아야한다. 해당업장을 찾은 여수시의 인터뷰를 보니 주인은 78세, 종업원도 60대, 다음 예약손님이 와서 말을 한 게 불편한 어조였나보다며 미안하다란 사과, 사과문, 벌금까지 이미 쏟은 물을 담을 수는 없지만 업주가 할 수 있는만큼은 한 것같다란 생각이 든다. 맛있다는 소문이 나기까지 얼마나 고생했을까? 그 소문을 믿고 고객들은 얼마나 기대하고 찾아왔을까? 맛있는 것으로 대박이 났다면 친절함도 대박이어야한다. 맛있게 잘 먹었음 정당한 댓가도 당연히 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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