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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원썸 Apr 23. 2021

추억이 기억이 될 때 첫사랑도 묻어진다

죽은 과거는 힘이 없다

국민 첫사랑이란 아이콘이 된 수지

예전 윤은혜배우의 모습이 언뜻 보인다.


누구 닮았다...소리는 연예인들이 싫어할라나?


영화 건축학개론, 멜로영화치고 상당히 많은 메니아, 관객을 끌었다.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67165

서연과 승민(이제훈)은 1학년 교양수업인

건축학개론에서 만난다.

음대생인 서연과 건축학과 승민

서연은 방송반 선배 재욱(유인석)이 좋다.

재욱은 건축학과다.

음대생이 뜬금없이 건축학개론을 듣는 이유다.


" 재욱형...좋아?"

" 왜 좋아하면 안돼? 키크지. 잘생겼지"   

맞다, 키크고 잘생기고 부자인 선배


서초동에 살고 있는 재욱은 담당교수가

서울지도안에서 정릉을 가리켜보라는

지시어를 이해못한다.

강북이 어딨는지 모르는 눈치다.

강을 건너간본적이 없단다. 그럴 수도 있겠지.

 

" 자기가 사는 동네를 한 번 둘러보지"

란 교수의 현장학습에 서연과 승민은 짝이 되어

동네를 돌게 된다.

첫 눈에 반한 승민과 달리 서연은 좀처럼

틈을 주지않지만 그렇다고

밀어내지도 않는

밀당녀,

승민의 주저주저한 성격때문에

서연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겨를이 없었던거다.


지방의 작은 도시로 당일치기

현장학습을 나간 두 사람,

기찻길에서 나란히 걸어도 본다.

귀가시간,

기다리는 차는 오지않고 서연이는 승민의 어깨에 기대어 쪽잠을 청한다.

그 유명한 씬. 스무살 떨리는 마음이 느껴진다.




승민의 절친인 납득이,조정석

(2012년 개봉영화니

 1980년생이 조정석씨가 31살이었을 때

이 재수생역할을 했다는게...헉~)

재수하면서 고딩여친을 두고 담배를 피고

개x연애철학을 승민에게 전수한다.

" 얘는 납득이 안가~요즘 대학생 머리는 말야~"

헤어스프레이를 쫘~악 뿌리고 바르고 넘기질않나


" 야. 니가 한 건 뽀뽀야 뽀뽀. 이 븅신아 븅신~

거기다 자고 있는 아이를 하는 건 범죄라구!!!"


투철한 도덕개념에 투철한 연애개념까지

이런 친구 재밌다. 공부와 담쌓으면 어떤가?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데!


친구랑 다르게 좀처럼 서연에게 고백하지못하고

끙끙 앓는 승민

재욱은 서서히 서연을 자신의 오피스텔로 데리고

갈 응큼함을 드러내고....

 그 현장을 보게 된 승민,

물증은 없는데 심증만 가지고 떠나버린다.


살다살다 그런 눈물은 처음이다

승민은 소리내어 울고 납득이는 자기 친구를 울린

 그 녀를 질펀하게 욕해준다.  


갑작스레 차가워진 승민을 의아하게 여기는 서연.

" 꺼져줄래"

승민은 그렇게 서연을 쳐낸다.


이유도 모른 채 자신을 쳐내는 승민이 야속하다.

그렇게 둘은 어긋난다.  

이런 때는 차라리 납득이처럼

 확~그냥 확~말하면 될 것을.

알고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혼자 소설쓰고 울지않는가


시간이 많이 흐르고 승민은 건축사무소의

직원이 되었다.

어른 서연이 제주의 집을 고쳐달라고 찾아오면서

둘은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는

 그런 내용이 건축학개론 써머리였다.


건축학개론은 이용주감독 각본이다.  

이전에 살인의 추억 연출팀이었다고 한다.

나는 보지않았지만 제목부터 음산하고

 미신적인 느낌이 드는 영화

"불신지옥"의 감독이기도했다.

앞의 영화들이 섬뜩한 정도가 남다르다.


스무살 서연과 승민의 서툴지만

풋풋한 첫사랑을 그려낸 감독이

동일인물이라니 천의 얼굴 배우이상으로

감성의 폭이 넓은 모양이다.  

최근 공유, 박보검주연의 서북이란

영화감독이라는데 어떤지모르겠다.


제주도를 여러 번 다녀왔지만 최근에 다녀왔을 때는 첨 가는 곳만 골랐다.

그중의 하나가 카페 서연의 집이었는데

 영화 본 지 오래라 그런지 성인이 된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계기가 눈에 얼른 그려지지않았다.

그럼에도 몇 장의 사진을 보니

국민첫사랑이란 단어도 떠오르고

납득이 안가요도 떠오르고

왜 나를 찾아왔냐며 화를 내는 장면도 떠오르더라.


-왜 나를 찾아왔어?

-나도 첫사랑이니깐.


다시 불처럼 일어나는 불씨, 감정의 재.


스무살이었다면 그 재는 충분히 불타오르겠지만

 이들은 서른을 넘었다.

한 쪽은 이혼을 했고 한 쪽은 결혼할 여자가 있다.

 

죽은 과거는 힘이 없다고한다.

이후 새로운 이성을 만나 연애를 하고 가정을 꾸리고

그와중에

죽었던 과거를 다시 살리는 건 어떤 의미일까


가끔 첫사랑을 잊지못하는 이들이 있다.

소주만 기울이면

음악만 들으면

소품을 보면

그 녀, 혹은 그 사람이 떠오르는 것


하지만 윤종신의 오래전그날이란 노래처럼

지금은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충실해야하는 것

두 말하면 잔소리다.


잊었던 첫사랑에 불을 지피는 것,

평생 첫사랑이 없는 것도 안타깝지만

그 죽은 첫사랑을 살리는 건 지금 내 옆사람에게 더 안타깝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첫사랑이 있었다.

상대방도 같이 한 사랑일까?는 의문이다.

나혼자 한 것도 사랑은 사랑이니깐.


누군가의 첫사랑이기도 했었다.

-예전에 내가 정말 좋아했었지. 고백했는데 차였지만 허허허~

학교 선배였는데 시원하고 쿨한 성격일까?

 여러 사람앞에서 얘기하는 통에 내가 더

민망했던 기억이다.


친구들보다 좀 늦은 서른즈음에 결혼한 탓에

 이십대의 끄트머리에서는 음악만 나오면 혼자 멜라꼬닉해지고

긴 일기를 쓰기도 했다만 그게 꼭

첫사랑때문은 아니었다.

서른즈음이 주는 막연한 허탈함도 있었던 모양이다.


call me by your name이란 영화가 있다.

청소년과 어른남자와의 사랑이 테마다.

어른남자가 여자와 결혼하면서 소년은 실연의 아픔을 앓고

그를 위로하는 아빠의 마지막 말이 와닿는다.


-마음을 다 쏟아부으면 후에 사랑할 여력이 없다.


가끔 러브영화나 러브드라마에 홀릭하면서

해피앤딩에는 안도감을 느끼지만

새드앤딩일 경우

주인공만큼 나도 앓이를 했다.

그 후유증은 아이들을 향한 부모버전으로 남는다.

내가 낳은 자녀들은 왠만하면 너무 힘든 첫사랑은 하지않았음싶다.

혹은 최소한 너무 아픈 사은 시작부터 안했음싶다.


이기적이라고 하겠지만 (고) 김광석의 노래가 그랬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이라고.


그냥 적당한 타이밍에 만나 예쁘게 꽁냥꽁냥 썸타고 사랑하기를 바라는 게 부모의 마음이리라.

설사 현실이 바람대로 되지않는다하더라도 바랄 수는 있잖은가? 부모로써!

그게 제일 힘들다는 인륜지대사라니 더 바랄 수밖에!

 

제주의 서연의 집이란 카페에서는 영화가 여전히 상영중이더라. 비록 정지화면이긴해도.

"너의 마음속으로 들어 가 볼 수만 있다면...철없던 나의 모습이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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