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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엘 Jul 05. 2024

가지솥밥

아름다운 사람들과 맛있는 식탁

02. 가지솥밥     

맛있는 재료는 제철 재료가 최고이다. 밭에서 바로 따서 먹는 채소가 어떤 진수성찬보다 더 맛나지 않은가? 여름에는 아무래도 제철 채소가 더욱 풍성한 계절이다. 특히나 오이나 가지, 상추 같은 일명 푸성귀 같은 잎채소들이 많다. 강된장 하나 조리하여 푸성귀들 씻어서 싸 먹으면 꿀맛이다.

무더운 여름 밥하기가 싫을 때는 한 끼 솥 밥도 나쁘지 않다. 많은 반찬을 식탁 위에 올리지 않아도 되니 노동은 절약되고 밥맛은 더해질 수 있어 좋다. 밥을 할 때 넣을 수 있는 재료는 다양하다. 고기류, 야채류, 생선류 등등 원하는 재료를 처음부터 넣거나 뜸 들일 때 넣어 그냥 먹어도 되지만 양념장을 곁들여 비벼 먹어도 좋다.     

여름방학을 맞아 외할머니댁을 놀러 가던 기억은 방학 중 최고의 이벤트였다.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지만 부모님은 형제들을 버스에 태워 보냈다. 외갓집은 말죽거리에서 내려 개포동까지 교통수단이 없던 시절(이 사실은 MZ 세대는 아는지?)이다. 따라서 양재천을 따라 지금의 양재역에서 개포 1단지까지 거리를 걸어가야 했다. 그야말로 산은 아니지만 물 건너 논밭을 건너 놀며 쉬며 갔다. 마을 입구에는 개포동 교회가 커다란 종을 선보이며 외부인을 제일 먼저 맞이한다. 방앗간과 유일한 구멍가게 그리고 사랑방을 지날 때면 집성촌이었던 개포동 사람들이 모두가 인사를 건네신다.     

“어, 숙이 딸인가?”

“음, 방학이라서 왔나 보네.”

“니, 할아버지 사랑방에서 장기 두신다.”     

이런저런 인사말을 들으며 외갓집으로 향한다. 외할머니 집은 마당이 넓었다. 바깥마당과 집으로 들어가서도 커다란 마당이 있는 ㄷ 귿자 형태의 한옥이었다.

안방 마루 건넌방 마당 건너 문 갓방 옆에는 창고 그리고 뒤뜰 쪽으로 가는 사랑방 부엌을 통과하면 뒷마당에 우물이 있었다. 꽤 나 큰집이었다.

이런 형태의 마을이라면 당연히 농사를 짓는 시간이었을 거라는 것을 짐작하실 거다. 할머니 따라 밭에 가서 바로 따 먹는 것이 있으니 토마토만 그러겠는가? 바로 가지도 그냥 쓱쓱 닦아서 한 입 베어 물어 먹곤 했다. 가마솥에 가지 넣어 쪄서 먹었던 기억이 있다. 오로지 가지를 쪄서 무쳐 먹거나 가지 냉국을 해 먹었던 시절이다. 지금은 팬에 기름을 둘러 볶아 먹기도 하고 외국의 가지요리법도 쉽게 공유하는 시대이니만큼 다양한 가지요리가 생겼다. 이탈리아나 일본은 가지요리가 참 다양한 편이다. 이제는 지구촌 시대이기에 다양한 조리법을 쉽게 전달받아 응용하여 우리 입맛에 맞는 가지요리도 많이 생겨났다.     

한 끼 식사로 반찬도 필요 없을 만큼 맛있는 가지 솥 밥을 소개하고자 한다. 가지와 돼지고기는 궁합이 좋다. 비타민 E가 풍부한 가지와 돼지고기의 단백질 성분이 요리하면 영양 흡수율이 높아지고 고혈압도 좋기 때문이다. 가지와 돼지고기는 영양, 맛 모두 궁합이 아주 잘 맞는 재료이다. 또한, 돼지고기의 철분은 체내 흡수율이 높아 성장기 아이와 성인 여성, 특히 임신부에게 좋다. 내가 먹는 음식의 영양성분이나 유래를 알고 먹으며 더 재미나고 유익하다는 생각이다.     

자, 그럼 가지 솥 밥의 조리법을 알아볼까? 가지를 깨끗이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준비하고 단백질이 빠질 수 없으니 다짐육으로 돼지고기를 준비하면 좋다. 이때 가지 솥 밥인 만큼 솥 밥으로 물의 양이 중요하다. 밥물은 평상시와 다르게 적게 넣는다. 가지에서 수분이 나오니 불린 쌀과 물의 양은 동량이다. 밥은 먼저 센 불에 끓이다가 뚜껑이 들썩이면 뚜껑을 열어 넘치지 않게 하고 불을 중 불로 조정한다. 물이 자자 들면 미리 준비한 돼지고기 가지볶음을 넣어 뜸을 들인다. 뜸을 들이는 동안 양념장을 만들면 된다. 이때에도 갖은양념이 들어간다. 간장, 설탕, 다진 파, 마늘, 통깨, 참기름, 잘게 썬 쪽파를 넣어 양념장을 만들어 솥 밥과 곁들여 내면 된다.          

<매콤 가지 솥 밥>

재료

가지 2개-->어슷 썰어 소금 1/2큰술 넣어 절인 후 꼭 짠다.

다진 돼지고기 120g

다진 마늘 1큰술

고춧기름 1큰술 식용유 1큰술 참기름 1큰술

송송 썬 쪽파(또는 부추) 1큰술 통깨 약간     

양념장

고춧가루 1큰술 굴소스 1큰술 간장 1큰술 설탕 1/2큰술 맛술 1큰술 올리고당 1큰술

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1. 가지는 어슷 썰어 소금 1/2큰술 넣어 절인 후 꼭 짠다.

2. 팬에 오일 두르고 다진 마늘 넣어 볶다가 다진 돼지고기와 절인 가지

양념장을 넣어 볶아둔다.

3. 쌀 1컵을 깨끗이 씻어 30분 불린 후 체에 밭쳐 물기 제거 후 동량의 물을 넣고

센 불에서 끓이다가 끓으면 뚜껑 열고 중 불에서 끓인다.

4. 물기가 없어지면 볶은 매콤 가지를 넣고 뚜껑 덮어 약 불에서 5분 정도 더 끓인 후

불을 끄고 10분간 뜸을 들인다.    

5. 밥 위에 쪽파나 부추를 얹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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