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그게 뭔가요?
저는 좋아하는 노래가 있으면 앨범을 사는 것을 좋아합니다. 요즘은 유튜브에서, 다양한 음악 재생 앱을 통해 어디서든 노래를 들을 수 있지만 앨범 CD가 주는 매력이 있어요. 아이돌 앨범 CD는 다양한 포토카드와 앨범도 들어있어 두툼하고 그 자체로도 하나의 컬렉션이 되곤 하죠.
다만 제가 좋아하는 앨범 CD는 예전에 그 클래식하고 투명한 CD 케이스에 든 앨범입니다. 담백하게 커버 안에 든 가사지 종이, 그리고 아티스트의 사진 한 장 정도 들어있는 그런 앨범이요.
예전에는 컴퓨터 본체에 CD 플레이어가 들어있는 건 기본이었는데, 요즘 새로 나오는 제품들에는 플레이어 기능이 없더군요. 덕분에 좋아하는 앨범을 가지고 있어도 듣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집에 2~3만원 주고 사 두었던 CD 및 카세트 플레이어는 저가형인 만큼 음질이 좋지 못하고, 유일하게 사용처가 되어주는 엄마의 자동차는 '네가 좋아하는 노래는 내 취향이 아니다' 라는 평가를 얻고 빛을 보지 못한 채 제 방 안에 곧이곧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듣지도 못하는 앨범 CD를 왜 사냐. 아티스트의 팬이라서도 있지만 그냥 그 순간 그대로 소장하고 싶은 앨범들이 있잖아요. 타이틀 말고도 수록곡 하나하나가 다 좋아서 신중히 고르고 고른 앨범들이요. 더 이상 절판되어 구하지 못하는 앨범들은 중고 매장을 뒤져서라도 샀어요. 그나마 구하지 못한 앨범들도 있고요.
월에 몇 천원만 내면 수백 곡의 노래를 몇 번이고 들을 수 있는데, 프리미엄 가가 붙은 중고 앨범도 눈독들이며 침을 삼키는 건 제 '아날로그 욕심'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작금의 대중 문화는 기술의 발전을 통해 점차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유행을 선도하는 젊은 층은 많은 것에 쉽게 질리고 또 쉽게 관심을 가집니다. 숏츠, 릴스, AI를 활용한 가상현실 기술 등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넘어간 것처럼 현재는 4차 산업혁명, 증강현실의 시대가 되었죠.
그러나 저는 아직 그 경계에서 헤매며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시대의 변화는 이렇게나 빠른데, 한 명의 개인은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거든요. 비단 저만이 그런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저것 할 일도 많고 바쁜 세상 속에서 어떻게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걸까요?
유튜브 숏츠니, 릴스니 하는 것을 사용하는 방법도 모르거니와 요즘 성인들보다 아이들이 잘 한다는 영상편집 기술 같은 것도 왕초보 수준에 해당합니다. 그때 그시절에는 한컴타자랑 한글 배우는 게 유행이자 실력이었는데…… 제 동생은 학교 정규 수업에서 코딩을 배우더군요.
사회가 정말, 말도 못하게 빨리 성장하고 급변하고 있어요. 어르신들만 키오스크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해 허둥대는 게 아닙니다. 젊은 층도 그래요. 저도 햄버거 프랜차이즈 전문점에 들어가면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게 그렇게 까다롭다니까요!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이 주로 나누는 '드라마, 영화' 같은 장르도 1년 정도 늦게 유행을 따라갑니다. 한창 <더글로리>가 유행하던 시절 전 넷플릭스 콘텐츠를 이용하지 않았거든요. 뒤늦게 지금에서야 보고 "와! 재밌다!"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도 마찬가지예요. 오늘 운동을 다녀왔더니 두 분이서 <종이의 집> 드라마를 감상하고 계시더군요.
유행에 둔감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관심이 아주 없는 건 아니랍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2> 같이 관심 분야의 콘텐츠는 또 즐겨보고 있거든요.
기존 세대의 복고와 신세대의 강렬하고 짧은 유행이 혼재하는 시대, 이 두 가지 문화 유행을 양립하면서 향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격차를 줄이는 데에 대중문화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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