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헬스장 갔다가 곧바로 회사로 출근하고, 퇴근하자마자 또 헬스장 갔다가 집에 와서 늦은 저녁을 먹다 보면 마트에 갈 시간이 없다. 물론 냉장고에 있는 것을 다 먹기 전에 장을 보지 않는 나의 습관도 한몫을 한다. 운동 전후로 부담 없이 먹을 만한 것이 토마토이다. 코로나 때문에 10시에 마트 문이 닫히는 줄로만 알았는데 언제 풀렸지? 10시가 넘어 늦은 시간에 퇴근을 하는데도 아직 열려있는 마트가 반가워서 얼른 들어갔다.
토마토가 봉지에 담겨있는 것도 있고,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있는 것도 있고, 박스에 담겨 있는 것도 있는 등 종류도 참 많았다. 먹기에는 방울토마토가 좋지만 양이 작아서 그냥 일반토마토를 박스채 사 보기로 한다. 혹시 몰라서 박스 안의 상태를 살피려고 열어봤는데 '응?' 이 하얀 것은 무엇이지?? 물기 있는 것을 따서 박스에 밀봉해서 그런지 토마토 줄기마다 하얀색 곰팡이가 살짝살짝 보였다.
작은 박스에 12,800원 하길래 '약간 디스카운트를 해달라고할까?' 하고 야채 코너 팀장님께 여쭤보는데 상태가 나빠서 안 파신다고 하시는 게 아닌가. 의외였다. 디스카운트해주시면 그냥 사가려고 했고, 토마토가 무르거나 한 건 아니어서 후다닥 닦아서 물기 제거 후 보관하면 나쁘지 않겠다 생각했는데 이런 물건을 팔 수 없다며 아예 파실 생각을 안 하시는 게 신기했다.
요즘 이렇게 장사 하 신는 분들과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들을 보면서 간접적으로 많은 것을 깨닫는다. 그냥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게 아니라 정직하게 대하고, 진심으로 고객을 대해야 롱런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운동 전후에 먹을 간식인 토마토가 꼭 필요한 상황이었고, 다른 대체 과일이 마땅히 없어서(지난주 바나나와 양배추 계속 먹어서 살짝 질림) 꼭 사가야 하는 뜻을 내비쳤다. 그랬더니 일반 토마토가 아닌 대저토마토를 권하셨다.
가성비를 따지는 1인으로써 대저토마토에 손이 쉽게 가지 않았다. 일반 토마토보다 단단하고 맛이 좋은 것은 알지만 양이 너무 작아 보였다. 그런데 야채 코너 팀장님이 빨간 토마토 가격에 맞춰주신다고 하니 뭐 사야지 어쩌겠는가 ㅋㅋㅋ 현저히 박스가 작아지긴 했지만 훨씬 더 단단해 보이고, 신선해 보여서 흡족했는데 약간 휑한 박스가 민망하셨던지 매대에 있는 토마토 4-5개를 더 넣어주셨다.
부산 강서구 대저동에서 재배되는 토마토로써 일반 토마토와 비슷한 맛을 내는 것은 대저토마토, 단짠단짠 맛을 내는 것은 짭짤이 토마토라고 한다고 한다. 크기가 작을수록 가격도 더 비싸고 푸른색을 띠는데도 불구하고 맛있다. 오히려 일반적인 빨간 토마토보다 식감이 좋고, 신선한 느낌적인 느낌이었다.
아예 말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
컴플레인은 아니지만 문의를 하고 안하고의 차이가 이렇게 다르고, 그것을 또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덤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 까탈스럽게 굴지 않고 웬만하면 갖고 가려고 했더니 더 좋은 품질의 대저토마토를 12,800에서 9,900원으로 디스카운트해주시고, 또 덤으로 4-5개를 넣어주시니 감사히 잘 챙겨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해야겠다. 말 한마디의 힘을 오늘도 느끼며 어제 열린 토론을 펼친 대화와 표현법의 중요성을 또 한 번 현실에서 느꼈다.
운동을 하면 먹는 것에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힘들게 땀을 흘리고 건강을 챙기면서 쓰레기 같은 음식을 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이렇게 모든 것은 선순환 작용을 한다. 디퍼런스연구소 www.differencekorea.com에서 함께 토론하고 공부하는 것들뿐만 아니라 매일 하는 운동에서, 매일 글 쓰는 한달어스handal.us에서 인생을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