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힘들지?' 싶을 때마다 점수를 매겨봅니다
엄마가 되기 전에 정말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살면서 가장 많은 책을 읽은 것 같아요. 이렇게 책을 읽은 것은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처음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는 두근거림보다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 불안함을 내려놓기 위해서 열심히 책을 읽었습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생각으로 말이죠.
책을 읽고 공부를 했으니 아이를 키우는 일은 쉬울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처음 겪어보는 환경 속에서 마주하는 돌발 상황마다 어떻게 대처할지 선택 을 해야 했고, 갈팡질팡하며 선택을 한 다음에도 그 선택이 옳은 것인지 혹은 잘못된 것인지 판단하기가 어려웠어요.
생각해 보면 우리의 하루는 ‘선택’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일어나자마자 아침밥은 무엇을 먹을 것이며 어떤 옷을 입을 것인 지, 아이들 옷은 길게 입힐 것인지 짧게 입힐 것인지 외투는 어떤 것을 입힐 것 인지, 생각보다 많은 ‘선택’의 상황이 일어나지요. 《정리하는 뇌》라는 책에서는 사람이 하루에 합리적인 판단으로 내릴 수 있는 선택의 개수가 정해져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침에 우왕좌왕하며 먹을 것 과 입을 것, 아이의 어린이집 가방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선택을 하고 있고,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서 실수를 하기도 하고 엄마 마음을 전하는 말을 잘못 선택하여 아이, 남편과의 관계가 틀어지기도 하더라고요.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하지요. 하루 동안 수없이 마주하는 돌발 상황에서 만족스러운 선택을 하면 엄마의 행복한 순간이 더 많아집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좀 더 만족스러운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하루의 시작과 끝에 예습, 복습을 하는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전날 저녁, 아 침에 먹을 것을 미리 정해두는 것,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다음 날 입을 옷을 미 리 정해두는 것, 외출 가방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 나만의 시간이 주어지는 날 에는 무엇을 할지 미리 계획하는 것과 같은 작은 일만으로도 행복하게 하루를 시작하기에 충분합니다. 특히, 아~주 짧은 틈새 시간이 났을 때 무엇을 할 것인지 적어둔 리스트가 있으면 정말 유용해요. 틈새 시간은 어영부영 지나가기 쉬운데 그 시간을 알차게 사용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자부심을 느끼게 되거든요.
하루를 시작하며 아껴둔 ‘선택’의 개수는 중요한 선택의 상황에서 조금 더 현명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고, 하루를 잘 살아냈다는 기분이 들도록 해줍니다. 내 삶을 잘 꾸려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삶의 만족 도가 자연스럽게 높아지지 않을까요?
영화 속 주인공이 힘든 과정을 겪더라도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그 이야기는 우여곡절을 잘 헤쳐나간 주인공의 행복한 이야기가 되잖아요. 나의 하루도 마 찬가지인 것 같아요. 온종일 치이며 힘든 시간을 보내도 맥주 한 모금에 피로를 싹 녹이고 나면 그날은 나름대로 괜찮은 하루가 되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매 일 밤마다 맥주를 마시면 주체할 수 없이 뱃살이 늘어날 테니 그 대신 잠들기 전에 가족들과 함께 짧은 기도를 하며 마무리합니다.
우리 가족이 건강하고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가족끼리 꼭 안으며 포옹을 하고 체온을 나누며 오늘 하루도 애썼다고 토닥 여줍니다. 아이들과 함께 잠자리에 누워 오늘 보낸 하루를 복습하면서 힘들었던 일은 털어내고 좋았던 일은 마음에 포옥 담아둡니다. 그리고 내일은 어떤 하 루가 될지 꿈꾸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행복한 아침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꿈꾸는 저녁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그 사이 작은 디테일들을 조금씩 채워간 다면 엄마 삶의 만족도를 조금 더 높일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