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평가면담 1
[부서원이 느끼는 업무성과의 수준과 부서장의 평가수준을 소통하는 과정이 힘든 부서장 ]
안녕하세요, 고과면담 시즌만 돌아오면 마음이 불편한 부서장입니다. 부서원은 스스로를 상위 성과를 냈다고 생각하는데, 부서장인 제 입장에서는 평고과가 타당하다고 보여져서 그렇게 고과를 부여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간극을 잘 설명할 수 있을까요?
제 욕심이겠지만, 부서원이 상처받지 않게 면담 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 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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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고과 납득시키는 고과 면담, 어떻게 할까?”
고과 면담 시즌이 다가오면, 마음 무거워지는 리더분들이 많으시죠. 특히 부서원이 자신은 일을 잘 했다고 생각하며 ‘S’ 혹은 ‘A’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리더로서는 보통 수준인 ‘B’가 타당하다고 판단될 때, 그 간극을 어떻게 설명할지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런 인식차이는 아주 흔합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평균 이상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한 조사에서는 자신이 A급 인재라고 여기는 응답자가 43%에 달했다고 합니다.
“열심히 했다, 일을 잘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보통 수준이라고 말하는 게 과연 괜찮을까?” “그런 말을 들은 사람이 동기부여를 잃거나 상처 받는다면, 팀 전체에 더 큰 문제가 되는 건 아닐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리더라면, 이미 좋은 출발선에 서 계신 것입니다. 조직 구성원의 입장에서 어떻게 말을 하면 자존감과 동기를 해치지 않을지 그 마음을 헤아려 주시는 것이니까요.
구체적인 솔루션을 저도 함께 고민하다가, 제가 성과 평가 면담을 하던 풍경이 떠올랐어요.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로 일하기 전, 저는 현대카드 - 한국투자증권 - J.P.Morgan에서 일했는데요. 현대카드에서는 고과 C를 받은 적이 있고, J.P.Morgan에서는 두단계 직급을 건너뛰고 특진을 했습니다. 어떻게 가능했는지 말씀드려 볼께요. 현재는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로 일을 하면서 다양한 직무의 많은 직장인 분들을 1:1로 4000여명을 만나며 코칭하고 있고, 헬스케어 기업의 CSO으로 일하며 저도 구성원들의 성과 평가 면담을 하고 있기도 해서 리더분과 구성원 입장 양쪽이 모두 이해 되는데요.
먼저 기억하셔야 할 핵심 포인트는 아래 5가지 입니다.
1) 성과 평가 고과 면담이 서프라이즈가 되면 안됩니다, 평소 지속적인 피드백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2) 부정적인 피드백일수록 명확하게 개선 방향까지 함께 제시되어야 합니다.
3) 구성원이 자신의 관점을 말할 수 있도록 ‘질문’을 해주세요. 부서장님 혼자만 말씀하시면 안됩니다.
4) 평가 자체보다, 설명되지 않은 평가가 더 큰 문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맥락 설명이 중요해요.
5) 고과 면담의 궁극적인 목적은 구성원의 자기 인식과 몰입 회복, 미래 설계를 돕는 것임을 기억해주세요!
구성원 입장에서는 △어떤 부분에서 본인의 기대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게 된 것인지 △경력이나 기술 측면에서 더 갈고닦아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이번 결정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이 궁금할 것 인데요, 고과 면담 과정에서 평가 기준과 기대 행동을 이해해야, 구성원 스스로 자신의 잠재력과 개선점을 이해하는 자기 평가를 할 수 있으니 이 부분에 특히 중점을 두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에게 찾아오시는 직장인 분들도 ‘리더가 맨날 수고했다고 말은 하는데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 라거나, ‘그 다음 스텝으로 가기 위해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안해주고 좀 더 노력해보라고 이야기 한다, 너무 답답하다’는 말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이 내용을 기억하시면서 ‘진심이 전달되도록 논리 있게, 그리고 인간적으로’ 대화하는 방법을 말씀 드릴께요!
면담을 시작할 때 이렇게 해보시면 좋습니다.
“이번 평가와 관련해서, 먼저 OO님이 생각하는 올해 성과에 대해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어떤 부분이 가장 자랑스럽게 느껴졌나요? 그 일이 개인의 성장 뿐 아니라 팀의 성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요?”
“당신의 역량은 믿고 있습니다. 지금 이 자리는 ‘비판’이 아니라, 더 큰 성장을 위한 ‘경로 찾기’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질문을 통해 구성원에게 말할 기회를 먼저 주시면 팀원에게 자율성과 존중을 전달하는 동시에, 리더가 진심으로 팀원의 성장을 돕고자 한다는 신호를 줍니다. 부서원의 관점과 답변을 경청해주시면 심리적 안전감이 형성해되기도 합니다.
단순 설명이 아니라, 이해를 시작점으로 기대치의 차이를 설명해주세요.
팀원이 이렇게 묻는 상황을 가정해볼까요,
“ 제가 왜 B를 받아야 하나요? 저는 일을 훨씬 잘 했다고 생각해서 S나 A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때는 감정에 공감하면서도 평가 기준을 분명히 설명하며 기대치의 차이를 말씀해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때 실제 상황을 기준으로 무엇이 성공적이고 무엇이 성공적이지 않은지 반영하고 정확하고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주시는 것이 중요한데요.
“이번에 본인이 S나 A라고 느꼈다는 건 정말 중요한 신호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몰입해서 일했고,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고 느꼈다는 거니까요, 우선 그런 노력을 인정해드리고 싶습니다. 여러 지점에서 기여가 있었다고 느껴졌고, 그건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조직 차원에서 평가 기준과 일치하는 부분/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었기에 제가 판단한 내용을 공유드리고 싶어요.”
“이번 평가에서 B를 드린 이유는, 조직 전체의 기준과 비교했을 때 몇 가지 미충족된 부분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구체적 행동 예시] 부분은 기대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는데요. 좋은 시도였고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지만, 고과 기준에서는 OO 점이 반영되었어요.” 라거나, “지난번 프로젝트에서 당신이 작성한 보고서에서 X 부분이 누락되었는데, 이로 인해 Y 문제가 발생했어요.”
연구에 따르면, 평가의 수용성은 '내가 낸 결과가 조직이 기대한 바와 어떻게 달랐는가'를 설명할 때 더 높아진다고 합니다. (Harvard Business Review, “Why Employees Don’t Like Performance Reviews”, 2016). 이때 위의 대화 예시처럼 사실에 기반한 피드백을 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른 직원과 비교하거나 방어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피해주세요. 부서원의 감정을 인정하고 적극적인 경청 태도를 보여주시는 것도 매우 중요한데요. ‘이 다음 말 뭐하지?’ 생각하시거나 컴퓨터를 보시지 말고, 부서원의 눈을 바라봐주세요. 내 이야기를 리더가 진심으로 듣는다는 것만으로도 한결 괜찮아지고 신뢰가 형성되게 됩니다.
고민 주신 부서장님은 이 경우는 아니지만, 성과 평가 면담에서 최악의 말은 ‘강제배분 제도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내년에는 평가 점수 잘 챙겨주겠다’입니다. 이러한 임기응변은 회사의 평가 제도에 대한 불신을 키울 뿐이지요. 제가 첫번째 회사에서 고과가 C였던 이유는 팀 내 승진자를 위한 고과 몰아주기 때문이었는데요, ‘미안하다,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너는 잘했어’ 하는 말이 납득되지 않았고, 결국 이직을 하기로 마음 먹게 된 것이었거든요.
단, 고과 면담은 서프라이즈가 가장 나쁩니다, 지속적인 1:1과 관찰을 통해 일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질문해주세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기대 수준과 실제의 갭을 말씀해주시려면 평소 구성원이 자기 평가를 자주 할 수 있도록 가이드하고, 리더분께서도 이를 기반으로 하는 1:1 대화를 관찰과 사실 기반으로 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 제일기획 부사장을 역임하셨던 최인아책방의 최인아 대표님은, 고과 면담 전에 팀장님들에게 이런 숙제를 주셨데요.
“분기별로 A4 한장~두장씩 부서원을 관찰하는 일지를 써볼 것. 그 일지를 기반으로 면담을 할 것”이라고요.
관찰 없이는 피드백도 공허해집니다. 팀원은 ‘내가 뭘 잘했는지, 뭘 개선해야 하는지’ 모른 채 혼란스러워하게 되죠. ‘수고했다’ ‘도전의식이 더 필요하다’ 등의 애매한 피드백은 상대방의 성장과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평가는 맥락 설명 없이 주어지면 상처가 됩니다.
개인에 대한 평가를 가능한 정확하게 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신중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성과에 대한 평가는 리더의 방식대로 일했는가가 아니라 훌륭한 방식으로 일하는가를 근거로 이루어져야 하는데요.
이 관찰은 평소에 1:1을 하시면서 지속적인 대화와 피드백을 주고 받으시면 자연스럽게 해소됩니다. 연례 이벤트가 아니라 주기적으로, 기간은 한달 단위가 가장 좋은데요. 이때 1:1을 서로의 경험을 확장하고 작은 균열을 발견해나가며 경로를 설정해나가는 자리라고 생각해주시면 어떨까요? 부서장님도 요즘 친구들의 트렌드나 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실테니 이런 대화를 통해 내 경험도 확장하신다고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아래 질문 리스트는 제가 목표 설정, 업무 생산성에 초점을 맞춘 대화를 할 때 실제로 많이 사용하는 질문들인데요. 평소 1:1이나 고과 면담 하실 때 한번 꼭 활용해 보세요, 여기서 포인트는 리더님께서 혼자 ‘설명’ 하는게 아니라 ‘질문'을 통해 구성원의 생각을 끌어내고 본인의 답을 스스로 정리해볼 수 있게 만드는 것에 있습니다.
[목표 설정, 업무 생산성에 초점을 맞춘
성과를 높이는 질문 리스트]
“○○님, 이번 주 업무 중 가장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을 스스로 평가해 본다면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요?”
더 높은 성과를 달성하며 일을 잘 해나가기 위해, 본인이 해야하는 일은 무엇이고 리더가 도와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내가 하는 일이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나요?
요즘 시간을 가장 많이 쓰고 있는 일이 무엇인가요?
그 일이 나와 팀, 회사의 성장에 어떻게 도움이 되나요?
현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없애야 하는 업무상 장애물이나 어려움이 있나요? 제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현재 하고 있는 일이 팀의 목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고민되는 부분이 있나요?
나의 업무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방해 요소는 무엇인가요?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제가 어떤 문제를 해결해주면 될까요?
현재 하는 일에서 나의 강점을 가장 잘 살리고 있는 일과, 반대로 내가 어려워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제가 자본시장에서의 마지막 직장에서 두단계 직급을 건너뛰고 특진을 하게 된 이유도, 리더와의 잦은 1:1이 있었습니다. 굉장히 인재 밀도가 높은 팀이었는데, 거의 매일 이런 대화와 피드백을 주고 받았거든요. 너무 매일 하니 스트레스를 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이 과정을 통해 제가 해야할 일을 명확히 하고, 내 일의 과정과 결과를 리더 뿐 아니라 팀 동료들에게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요구와 요청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과 면담을 단기 성과 평가가 아닌 장기 성장의 기회로
저는 개인의 고과에 일터의 환경이 정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저의 사례로 말씀드렸듯, 같은 사람이어도 어떤 환경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고성과자일수도, 저성과자일수도 있으니까요.
이 관점에서, 리더로서 ‘우리가 일하는 환경은 어떠한가, 일하는 방식은 어떠한가’ 한번 점검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팀과 회사의 비전과 목표를 팀원들은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을까?
왜 그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지 알고, 공감하고 있을까?
성과를 잘 내기 위해서는 팀과 회사의 목표와 비전에 구성원 개개인이 합의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을 우리는 얼마나 제대로 하고 있을까?
일의 주도성과 자발성을 갖고 성과를 높여가는 팀이 되기 위해 우리가 함께 답해야 하는 질문 아닐까 싶습니다.
한편, 성과 평가를 단기적인 시야에서만 바라보며 수치나 결과만 평가하면 오히려 창의적인 생각이나 다양한 시도는 이루어지지 않고 정답을 잘 맞추는 모범생들만 길러진다는 생각도 듭니다.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앞으로는 누가 그 변화를 만들어가며 리드할 것인가 핵심이 될텐데,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결국 시도와 실행, 실패를 쌓아가는 것일텐데요.
이런 시도와 실행이 회사 내 성과 평가에서는 유리하지 않다면 아무도 하지 않으려 할 것이고, 결국 우리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테니까요. 하던 것만 계속 유지하려고 하고 단기 성과 평가만 신경쓰다보면, 오히려 언젠가 도태되게 될테니까요. 우리는 이 부분을 어떻게 성과 평가에 반영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저도 여전히 고민하는 질문이지만, 건강한 방식으로 함께 성장하며 변화를 만드는 것은 소속감을 느끼는 원팀(One team)이라는 생각에서 말씀 드려 봅니다. 오늘도 애쓰고 계시는 부서장님들 모두,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