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당

이럴 줄은 몰랐다

by 생각하는냥

덥다. 이럴 줄은 몰랐다.

신기하게도 수능일 하루만 추웠다.

드문드문 빙판길이었던 어제 날씨를 고려해서

두터운 카디건에 겨울 점퍼를 껴입고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길을 나섰건만.


늦은 한밤중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왔음에도

아침 출근길 그 어느 곳에서도 빙판길은 보이지 않았다.

더군다나 중무장까지 하고 걸으니 더운 것은 당연하다.


고로 숨을 헐떡거린다.

헉헉헉헉


어쩔 수 없이 거친 입김이 마스크 사이로 삐져나와

멀쩡했던 안경을 김 서리게 한다.

앞이 보였다 안보였다 장난질이다.


어쩌면

가을이와 겨울이가 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데려가려고 밀당을 하는 모양이다.

내가 뭐 그리 좋다고. 부끄럽게.

둘 중 이쁜 애 편 하련다.

좀 더 착한 애 편 하련다.


그런데 혹시

둘이 이러고 있으면 어쩌지?


"아나, 너나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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