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사람이 궁한 법이고, 궁금한 사람이 먼저 입을 열기 마련이다.
전화벨이 울렸다.
'공중전화입니다'. 전화를 건 사람의 정보가 그렇게 떴다.
공중전화? 굳이 누가 왜 공중전화로?
지역은 경기도였다.
전화를 수락하고 상대가 먼저 말하기를 기다렸다. 전화를 받았으리라는 걸 분명 알 텐데 상대는 아무런 말도 없었다. 대개 '여보세요' 혹은 '아무개냐'라고 말을 할 법도 한데 말이다.
원래 필요한 사람이 궁한 법이고 궁금한 사람이 먼저 입을 열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도 가만히 있어 보았다. 누가 이기나 어디 한 번 해보자. 가만히 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아무런 말도 남기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홀로 외쳐본다.
'아싸, 이겼다.'
보통은 휴대전화나 집전화로 할 법도 한데 공중전화라니.
국번을 찾아보니 구리나 남양주였다.
가만있어보자. 혹시나 구리나 남양주에 원한을 살만한 사람이 있으려나?
사람일이 그렇다. 내 아무리 잘하고 산다 하더라도 무심결에 누군가에게 난 개잭끼가 될 수도 있는 거 아니겠는가. 그래서 날 개잭끼라 부를 수 있는 인물들을 떠올려보았다.
없다.
게다가 그 지역엔 아는 이도 몇 안되었다. 그 몇 안 되는 사람들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어 그들과 있었던 일들을 너튜브 영상 돌리듯 돌려보고 또 돌려 보았다. 역시나 그럴만한 일은 없었다. 혹여나 연정의 마음을 품을만한 이도 없었으니.
누. 구. 지?
아, 궁. 금. 하. 다. 진짜 진짜 궁금해진다.
이미 전화는 끊어진 뒤라, 게다가 공중전화다 보니 누군지 물어볼 수도 없다.
아무래도 이 사람, 궁금하면 못 사는 내 성격을 잘 아는 자가 분명하다.
빌어먹을.
'내가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