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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타미 Dec 16. 2020

할 일을 마친 사랑


당신은 상대가 떠난다는 이유로 사랑했다

영원히 잡히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대를 달랬다

마음을 다 준 것은 마음을 온전히 받지 못했기에

상대는 당신의 전부고 당신의 세계였나

그 대답 또한 알고 있었기에 당신은 더욱 사랑했다

당신은 상대의 눈물을 받아먹고 땅에 눈물을 심고

상대의 괴로움을 떠안고 하늘을 배경 삼아 달음박질했다

처음 사랑을 맛본 이처럼 사랑을 행했고

믿지 못할 말들을 믿으며 속삭였다

상대는 영원한 건 없다는 말만 영원같이 믿고

변하지 않는 건 없다는 말만 변치 않고 믿는

그런 상대는 첫사랑의 눈빛으로 살랑이는 당신의 몸짓을 행동을 마주했다

변하지 않을 거라는 당신의 말에 상대는 속아주는 척 믿었으니

당신의 사랑은 할 일을 마쳤다


상대는 떠나기 전 당신에 대해 할 말이 없어 입을 열지 않았다

떠나고 나니 당신에 대해 할 말이 많아 상대는 입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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