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쓰는 이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타미 Dec 18. 2020

나를 죽일 수 있는 건 나 자신밖에 없다


과거라 부를 수 있나 싶은 대부분의 시간은

희망이 있어 괴로웠다

희망이 없었다면 편하니 죽을 수 있었을 텐데

나아질 거라는 희망으로 고통을 지속했다

잠잠히 시간의 힘을 믿는 것

시간의 유일한 일은 꾸준하게 흐르는 것

무엇도 치료되지 않는 시간의 꾸준함 

나 또한 꾸준해야 했다 꾸준해야만 했다


아니면

나는 많은 예술가들이 그랬듯이

이 나라의 많은 젊은 여자들이 그랬듯이

또는


1일 2회 14일분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 8시

하루의 운동 15분에서 30분

가끔씩 웃을 수 있는 만남

때때로 사랑받는 느낌

심장에 박히는 문장

나의 꾸준한 날들


가슴에 멍이 나 서늘한 날들도 꾸준했으나

나의 꾸준한 날들도 꾸준했다


태어나지 않았으면 알지 못했을 감각

숨과 한강의 노을과 너를 만지는 촉감


나를 죽일 수 있는 건 나 자신밖에 없다

그러니 나는 죽지 않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할 일을 마친 사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