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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찌 Jun 19. 2022

접영의 부웅 올라가는 그 느낌 1

입수킥과 출수킥

어릴 때 부터 접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유난히 상체 근력이 약하고 하체가 튼실한 소음인 체질이라는 핑계(?)로 접영은 나에게 무리야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수영을 워낙 오래 했다보니 자연스럽게 연수반에서 수업을 들었었는데,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예쁜 접영 자세를 유지하면서 레인 끝까지 가 본 적이 없어 항상 혼이 났던 것 같다. (특히 오리발을 끼지 않고 접영을 한다는 소리만 들으면 항상 맨 뒷 줄에 서서 눈치를 보기 바빴다)


그런데  몇일 자유수영에서 접영하는 분들을 보게 됐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갑자기 나도   있지 않을까 근거없자신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 근데 어떻게 하는거더라? 막연함에 유튜브에서 '접영' 키워드를 입력했다. 정말 ~많은 접영  영상이 조그만한 핸드폰 속에 넘쳐나고 있었다. 무엇보다 생각보다 많은 수영채널, 수영크리에이터에 놀랄  밖에 없었다. 컨텐츠의 질은 천차만별이겠지만 간단한 검색  번에 이렇게 많은 자료를 손쉽게 얻을  있다니 감회가 새로웠다.


접영 관련 영상을 10개 넘게 볼 때 쯤에서야 접영은 상체 근력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수영을 처음 접한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서야 알게 된 사실, 입수킥과 출수킥.


접영을 할 때에는 총 2번의 킥을 차게 되는데 2개의 킥은 입수킥과 출수킥으로 나뉘고, 입수킥은 수면에서 출수킥은 물 속에서 차는 거라고 한다. 연수반 시절의 기억을 되짚어보면 그렇게 찼던 거 같기도 한데, 20대가 되고 나서부터 가끔식 수영장을 가서 시도해본 접영 자세을 돌이켜보면 입수킥만 2번을 차면서 접영을 했던 것 같다. 몸이 위로 떠오르기 위해 수면 아래에서 몸을 밀어내는 힘을 만드는 출수킥이 필요한데 입수킥만 차댔으니 몸과 팔이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하고 수면을 쓸어내면서 꼬르륵 물을 먹기 일쑤였던 거다. 이 간단한 원리를 이제서야 알게 됐다니, 유튜브 정말 소중하다.




머리로는 이해했는데 진짜 될까 궁금한 마음에 조금 창피하지만 직접 수영장에 가서 시도해보기로 했다.


근데 이게 습관이 되어놔서 출수킥이 잘 안 된다. 출수킥을 해야하는 타이밍인데 왜 자꾸 엉덩이가 뜨는거지? 웨이브에 신경을 쓰다보니 타이밍이 더 꼬이는 것 같아, 이번에는 킥에만 집중해보기로 한다. 수면 위에서 뻥, 수면 아래서 뽝! 두어번 반복하다가, 출수킥이 수면 아래에서 차지는 느낌이 들었고 순간적으로 몸이 부웅 뜨는 느낌이 들었다. "어? 이건가?" 다시 한 번 발차기에 집중해서 수면 위 한 번, 수면 아래에서 한 번 킥 하고 몸통을 45도 각도로 내미니 역시 부웅 떠오르는 느낌이 났다. "오 신기해!!!"


순간 느꼈던 느낌을 기억하기 위해 반바퀴를 더 돌아보기로 한다. 그리고 내친김에 옆으로 숨을 쉬는 한팔 접영에서, 정면을 바라보는 한팔 접영을 시도해봤다. "와 부웅 올라간다!" 너무 신나서 한숨 고른 뒤 양팔 접영을 시도해본다. 몸과 팔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큰 힘 들이지 않아도 몸이 붕 뜨다니 감동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붕 뜨는 느낌이 2번 이상 가지는 않았다. 체력이 달려서 일수도 있고, 킥 이외 글라이딩(a.k.a 물타기)이 자연스럽지 않아서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뭐 한 술에 배부를 수 없지 않나. 오늘은 출수킥의 감을 익혔다는 기쁨은 온전히 누려보기로 한다.



2022년 4월 16일 (토요일)

오늘의 수영

총 시간 : 46분 04초
거리 : 850M (25M * 34랩)
평균 심박수 : 144BPM



Photo by Maksym Tymchyk ��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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