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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효정 Aug 30. 2024

도라지꽃 보랏빛 미소

셔츠를 적시던 땀방울

바쁜 발걸음이 지나는 길에

한숨처럼 어둑어둑

어둠이 내린다


거대한 기계 속

톱니바퀴는

되지 않을 거야

앙 다문 입가에

노을빛이 닿을 때


있지도 않은 나사를

습관처럼 자꾸만 조이던

찰리채플린의

울어도 웃던 서글픈 얼굴

떠 오르는데


어느 집 담장 아래 피어난

어여쁜 도라지꽃

밥 먹자 손을 잡아끌던

따뜻한 어머니의 얼굴


밥 잘 먹고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가라고

고봉밥 차려주시던

울 어머니의

도라지꽃 보랏빛 미소


너는 웃을 때

눈이 차암 좋다고

밥숟가락 위에

고등어 가시를 발라 얹어주던

울 어머니의

도라지꽃 보랏빛 미소


오늘도 지친 어깨를

가만히

토닥여 준다

담장 아래 도라지꽃, 2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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