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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든 아이

핑크마가렛과 플럼바고

by 남효정

꽃을 든 아이


남효정



우리는 가끔 서로를 마중 나간다

비가 오는 날은 우산을 들고서

함박눈 내리는 날은 눈이 좋아서

여행 다녀오는 날에는 여행가방을 끌어주려고

늦은 밤 피곤한 길 같이 걸어오려고

그렇게 서로를 마중한다


친구들과 놀러 간 호수공원에

꽃시장이 크게 열렸더란다

아이는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지나가다가 멈추어 선다


"꽃을 보고 엄마 생각이 났어."


한 손엔 화분 가득 피어있는 핑크마가렛

다른 손엔 하늘빛 꼭 닮은 플럼바고

아이는 싱글벙글 꽃처럼 웃는다


이 걸 거기서부터 들고 온 거야?

먼 길을 뚜벅뚜벅 걸어서

그 무거운 화분을 들고

아이는 싱글벙글 걸어왔단다


깜짝 놀라는 나를 보는 흐뭇한 눈

유치원 때 어설프게 접은 개구리를

내 손 위에 올려주며 웃던 바로 그 눈


'아이의 이 눈빛을 지켜주고 싶어.'


꽃다발은 금방 시들어서 속상해

아이는 혼자 중얼거린 내 말을 기억하고

흙에 심어진 꽃을 사 들고 왔다

아르바이트하며 한 걸음씩 독립 중인 아이

혼자 힘으로 앨범도 준비하는

훌쩍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


제 손으로 번 하루 노동의 대가가 고스란히

내 앞에 분홍빛 하늘빛 화사한 꽃이 되어

나의 소중한 하루로 피어나고 있다


핑크마가렛은 월동도 된대

차가운 날씨도 잘 견뎌낸대

플럼바고는 최대 3미터까지 자란대

엄청나지?


네가 하는 그 말

모두가

나는 바로 너인 듯하다



핑크마가렛과 플럼바고를 든 아이_이미지 Copilot+ 남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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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에도 고요하게 성실하게 쓰고 꾸준히 성장하는 작가가 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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