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동 야영장에 캠핑카 파란바람을 세우고 나는 매우 단순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새소리에 눈을 뜨고 간단하게 아침을 만들어 먹은 후 가벼운 차림으로 산책을 한다. 그리고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물소리를 듣는다.
가만히 물속을 바라보면 수초나 작은 돌, 바위틈에서 물고기가 움직인다. 오늘은 운이 좋은지 바위틈에 숨어 있다가 나온 꺽지를 보았다. 세밀화로 그려진 '우리 물고기'라는 책에서 본 모양이랑 똑같다. 큰 입에 몸이 납작하다. 은색 물결을 이루어 헤엄치는 쉬리는 차가운 물에서 자주 나타나 군무를 춘다. 나에게 물고기에 대한 기억은 외할머니댁 개울에서 잡아본 적이 있는 진흙으로 파고들던 미꾸라지와 나름 멋진 외모를 가지고 있던 송사리 정도이다. 집게발이 멋진 가재도 생각난다.
나는 종종 물에 대해 생각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 중에 가장 신비로운 것이 물이 아닐까?'
아주 어릴 적부터 생각했다. 컵에 담긴 물,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 정수기의 물 모두 참 신비롭게 보였다. 그중에 가장 신비로운 물은 바다였다. 그리고 초등학교 4학년 때쯤 가 본 지리산 계곡의 맑은 물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이 물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맑고 투명한 물방물이 모여 개울물이 되고 계곡물이 되어 흐르는가?'
계곡물에 발을 담그면 바닷가 모래 위를 걷는 것처럼 마음이 편안하다. 나는 유명세가 있는 곳에 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맛집이나 유명한 여행지에 친구들의 마음이 일렁일 때 나는 나만의 조용한 장소를 찾곤 하였다. 그런데 이번 설악산에 와 계곡을 따라 산책하다 보니 유명세가 있는 곳도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다. 이곳은 유명한 산이지만 의외로 좋다. 고정관념을 가지는 것에 대해 싫어한다고 하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소문만 무성할 뿐 별로 실속이 없다는 생각을 딱딱하게 굳힌 것은 아닐까?
'유연한 생각을 갖자. 나만의 생각의 틀에 갇히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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