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도 작가 이야기

by 남효정

향긋한 황도 세 알을 가지고 나를 찾아온 작가님을 나는 '황도 작가님'이라고 불렀다. 사실 이 분은 이름을 대면 알만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예전에 엄마가 드라마를 보며 '저런 걸 쓰는 사람은 제정신일까?'라고 말했던 막장 드라마를 쓴 바로 그 작가였다. 황도작가는 나와 캠핑카를 번갈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젊었을 때 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요?"


"아~캠핑이요? 저도 처음엔 겁이 좀 났는데요. 막상 시작하고 보니 괜찮아요. 그렇게 힘들고 겁낼 일은 아니었어요. 생각보다 어려운 점도 있지만 나름대로 이런저런 생각도 하고 자유롭게 다니면서 제가 시간을 주도한다고 생각하니 좋아요."


황도 작가는 드라마에 나타난 것처럼 자극적이고 막무가내인 사람이 아니었다. 밝고 소녀 같은 면모가 남아있는 사람이었다. 무엇보다도 눈이 반짝였다.


"와, 날아올라 멜로디가 계속 생각나요. 어제 지나가면서 잠깐 들었을 때도 좋았는데 직접 들으니 너무너무 좋네요. 사람들 모아서 야영장 콘서트 한 번 할까요?"


나는 손사래를 치며 겸연쩍게 웃었다. 유쾌한 성격의 소유자다. 아니면 감성이 지나치게 풍부한 사람이거나. 여하튼 나의 자작곡을 좋아해 주니 나의 기분은 그야말로 날아올랐다. 황도작가는 목이 축 늘어진 티셔츠를 아무렇지도 않게 입고 하얀 막대 같은 핀을 꽂아 올림머리를 했다. 자극적인 드라마로 돈도 많이 벌었다고 들었는데 의외로 수수한 모습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저도 작가가 되고 싶어서 글을 써요."


황도 작가는 눈을 동그랗게 뜬다.


"글을 써요? 어떤 글을 쓰고 있어요?"


"아무거나 생각나는 대로 다 써요. 엄마에 대해서도 쓰고 캠핑에 대해서도 써요. 이렇게 야영장에 오면 작가님 앞에 피어 있는 저 붉고 예쁜 야생화에 대해서도 쓰지요."


"이거요? 이거 보지도 못했는데 야생화군요? 이름이 뭐예요?"


"제비동자꽃이요."


"젊은 사람이 이런 희귀한 꽃을 알아보니 참 신기하네요. 더 이야기해 줘요. 제비동자꽃에 대해서."


"제비동자꽃은 줄기가 곧게 자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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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바로, 여기서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는 남효정의 브런치입니다. 음악과 문학을 사랑하는 가족이야기, 자녀와 친구처럼 살아가기, 어린이와 놀이, 교육, 여행 이야기 등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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