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류재수, 글 감수 임동권
어릴 적 엄마가 불러주던 자장가가 생각난다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다.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한 사람
세상에서 나를 앞으로도 가장 사랑할 사람
바로 엄마다.
바로 아빠다.
나는 부모님께 그 한 없이 깊고 따뜻한 사랑을 배우고 그 사랑을 부모님께 온전히 돌려드리지 못하였다. 그러나 나는 그 사랑을 나의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쏟아부었다. 그 과정은 행복했다. 나의 부모님도 나를 낳아 기르시면서 나처럼 행복하셨을 것을 생각하면 무언가 가슴이 아리고 감사한 마음이 살아가면서 문득문득 나를 채웠다.
아기를 낳아 키우면서 잠을 재울 때는 업어주거나 안아주거나 요에 눕혀 토닥이기도 했다. 엄마가 어릴 적에 나에게 불러주던 자장가도 불러주었다. 엄마는 '섬아기'를 자주 불러주셨는데 그 노래를 성인이 되어 생각해 보니 참 구슬프고 애잔한 노래였다.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는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파도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 잠이 들었다는 노랫말에서 아기가 엄마를 기다리다가 지쳐 잠이 든 장면이 떠올랐다.
좋은 그림책을 많이 만든 한림출판사에서 나온 류재수 작가님의 [자장자장 엄마품에]를 살펴보자. 이 책은 내가 아이들과 얼마나 많이 보고 노래를 불러주며 놀았던지 책의 이곳저곳에는 테이프로 붙인 자국이 많다. 류재수의 그림을 특별히 많이 좋아하는 나는 이 책이 아이들과 나에게 그의 작품을 보여주는 미술관 같이 여겨졌다. 두 손으로 아기를 보듬어 안은 표지 그림에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온기를 주는 것들......
엄마, 아빠, 형제자매, 할머니, 안방, 찻잔, 난로, 촛불, 아궁이, 이불, 장갑, 스웨터......
그 온기를 주는 것들 안에 나는 자장가를 넣고 싶다.
'자장자장 엄마품에'에는 한국전래자장요가 실려있다. 점점 사라져 가는 아름다운 우리말 노래와 자장가를 읽고 노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의 전통적인 정서와 해학적인 멋까지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이 책을 열어 첫 장을 넘기면 발가벗고 배에 수건을 덮고 자는 귀여운 남자아이가 나온다. 곰돌이 인형을 안고 자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 우리 아이들은 이 장면을 매우 좋아했는데 자신과 신체구조가 같은 아기가 나왔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깔깔 거리며 수건 아래로 나온 귀여운 남자 아기의 상징을 매우 흥미롭게 바라보곤 했다. 이러한 모습은 자신의 신체를 인식하고 탐색하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 페이지를 열면 마음이 무장해제되는 그림이 등장한다. 지금은 쉽게 찾아보기 힘든 우리나라 옛 시골의 풍경이 고스란히 한 페이지에 담겨있다.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나에게는 참으로 정겨운 장면이다. 아기를 안고 재우는 엄마와 댓돌 위의 신발에 제일 먼저 눈이 간다. 그다음 외양간의 소와 송아지, 돼지우리의 엄마돼지, 아빠돼지, 아기돼지 모습에 웃음이 난다. 마당에는 병아리와 닭이 보인다.
'아이들은 어떤 것들에 관심을 보일까?'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