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시 아키코 글·그림/한림출판사
아이가 자랐는데도 하야시 아키코의 <달님 안녕>이라는 그림책을 가지고 계신 분이 있다면 나는 그 분과 내적 친밀감을 느껴 금방 친구가 될 것 같다. 하야시 아키코가 그리고 쓴 <달님 안녕>은 아주 어린아이들을 위한 따뜻하고 감성적인 그림책이다. 이야기는 짧고 단순하지만, 아이들의 인지 발달과 감정에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다. 이것을 함께 본 좌충우돌 서툰 엄마인 나는 마음이 포근해지고 안정감을 갖게 되었던 경험이 있다.
나는 첫 아이를 낳고 아기와 함께 볼 수 있는 그림책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중에 이 그림책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이 그림책은 온통 밤하늘을 배경으로 한 샛노란 달님얼굴로 가득 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달님은 구름 뒤로 숨었다가 다시 나오곤 한다. 아이는 달님이 숨으면 속상해한다. 하지만 달님이 다시 나오면 방긋 웃으며 밝게 인사를 나눈다. 아이는 까르르 웃는다.
달님은 숨고 나타나고, 다시 숨고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이러한 그림은 영아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존재한다는 개념인 '대상영속성'을 배우는데 도움이 된다. 마치 까꿍놀이를 닮았다.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달님을 보며 아이들은 기뻐하고 놀라워 소리를 지른다.
달님이 사라졌을 때 얼굴을 찌푸리던 우리 아이들이 생각난다.
"달님이 숨었네. 달님이 숨으니까 산이가 속상하구나."
"응응."
아이는 진심으로 위로받은 얼굴로 어제 처음 엄마가 된 어린 나의 얼굴을 바라보곤 했다. 이상하게도 이 그림책을 보면 마음이 평온해졌다. 아이는 숨고 나타나는 달님을 보며 시무룩했다가 달처럼 환한 얼굴이 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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