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 튜더의 달콤한 창작의 공간

by 남효정

2026년 새해를 맞아 옆지기와 함께 평소 좋아하던 타사 튜더의 원화 전시회를 보러 갔다.

장소는 잠실역 롯데뮤지엄이다.


창작이라는 말이 타사튜더만큼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까.

옷을 직접 만들어 입고 염소를 키워 치즈도 만들고 사과를 따서 사과주스도 만든다. 맨발로 넓은 정원을 다니며 손수 물뿌리개로 화초에 물을 주고 풀을 뽑는다. 꽃과 나무 동물들, 자신의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고 그 아이들과 일상을 느리게 살며 삶의 모든 것을 예술로 승화한 그녀의 삶을 본다. 바로 전시장에서.


나는 놀이와 교육에 관한 일들을 하면서 늘 '자기 주도적인 삶'에 대하여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 타인의 의자가 아닌 내가 원하고 결정하여 실행하는 삶,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며 수없이 많은 날들을 준비하며 보내는 삶이 아닌 하루하루가 온전히 나의 삶인 삶. 그런 삶을 아이들이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그런 삶을 살아갈 때 우리의 마음은 물처럼 고요하고 평화롭다.


나는 그림을 보며 천천히 걷는다.

그녀는 이렇다 할 화실도 없다. 집안의 모든 곳이 그림을 그리고 무언가를 만드는 곳이다. 작은 테이블, 자투리 종이만 있어도 그녀는 그곳에 새로 핀 꽃을 그리거나 발아래 코기를 그린다. 급할 것도 꾸밀 것도 없다. 해가 떠서 질 때까지 그녀의 삶은 평화롭게 흘러간다. 전시회장을 걸으며 190점의 아기자기한 타샤 튜더의 작품들을 보며 그녀와 대화를 나눈다.

KakaoTalk_20260102_213604973_06.jpg 타샤 튜더가 그린 자신의 온실_롯데뮤지엄에 전시 중인 작품 중에서

"당신은 당신의 삶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제 삶은 늘 자연과 함께 흐르는 강물 같다고 생각해요. 나는 화려한 무대나 큰 성취보다는, 매일의 작은 순간들 속에서 기쁨을 찾았지요. 정원을 가꾸고, 염소를 돌보고,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는 그 모든 시간이 곧 나의 예술이었어요. 삶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는 단순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스스로 선택하고, 늘나의 마음을 따라가는 것. 그렇게 하루하루를 온전히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었지요. 그래서 내 삶은 고요하면서도 풍요로웠습니다. 꽃이 피는 것을 기다리는 마음,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눈빛, 그리고 손수 만든 빵을 나누는 따뜻한 순간들… 그것이 곧 나의 삶의 의미였지요."


나는 타샤 튜더를 바라본다. 그녀는 살짝 미소 짓더니 잠시 후 낡은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대답한다.


"아주 어린 나이부터 자연의 리듬대로 살아가기로 결정하셨다고 알고 있어요. 어떻게 어린 나이에 그런 삶의 중심을 찾고 결정할 수 있었나요?"


"어린 시절부터 저는 자연이 주는 고요와 질서를 깊이 느꼈습니다. 숲의 계절 변화, 새벽의 빛, 꽃이 피고 지는 순환을 바라보며 ‘이것이야말로 삶의 가장 진실한 리듬’이라는 확신을 얻었지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규칙이나 사회적 기대보다, 자연의 흐름은 언제나 솔직하고 변함없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그것을 깨닫고, 제 삶을 그 리듬에 맞추어 살아가기로 한 것은 본능적인 선택이었어요. 또한 저는 늘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직접 돌보고, 키우는 일을 좋아했습니다. 옷을 짓고, 정원을 가꾸고, 동물과 함께하는 삶은 단순히 취미가 아니라 제 존재의 중심이 되었지요. 그 과정에서 ‘자기 주도적인 삶’이란 결국 자연과 나 자신을 존중하는 삶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름이 참 멋져요."


나는 웃으며 타샤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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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바로, 여기서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는 남효정의 브런치입니다. 음악과 문학을 사랑하는 가족이야기, 자녀와 친구처럼 살아가기, 어린이와 놀이, 교육, 여행 이야기 등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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