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먼 곳까지 사람들이 올까?"
"조금만 기다려 보자. 좋은 곳은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게 마련이야."
숲이 우거진 곳에 대담하게 카페를 차린 부부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눈앞은 온통 초록으로 가득하고 멀리 바라보면 앞 산에 그 앞 산까지 겹겹이 보이는 곳이었습니다. 그런 카페는 꼭 가보고 싶어 집니다.
마음이 지치면 사람들은 그 지친 마음을 쉬고 싶어 합니다. 몸이 지치고 마음이 지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먼저 지치면 몸은 마음을 따라서 한순간에 주저앉아 버리는 것 같아요. 그런 날은 조용히 소풍을 가야 합니다. 집에 있는 소박한 음식을 도시락에 담아서 나무와 꽃과 신선한 바람이 있는 곳으로 공간을 이동해야 합니다.
"우리 소풍 갈까?"
"좋지. 얼른 준비하자."
소풍 가자는 말을 저는 참 많이 했고 지금까지 아주 많은 날 소풍을 가고 있습니다. 저의 옆지기는 운동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소풍은 좋아합니다. 때로는 김밥이나 샌드위치를 맛있게 싸주기도 합니다. 어떤 날은 이른 아침에 벚꽃이 날리는 날은 한 밤중에도 나갑니다. 비가 오는 날 연꽃이 보고 싶어서 호숫가로 가 보기도 합니다.
"깊은 산속, 지리산 같은 곳에서 숲 속 카페를 하면서 살면 어떨까?"
"잘 될까? 그래도 하자고 결정하면 하는 거지. 메뉴를 뭐로 하느냐도 중요할 거 같아."
"메뉴로 뭘 넣으면 좋을까?"
"음료만 파는 것이 아니라 건강빵을 함께 만들어서 파는 베이커리 카페를 하면 좋겠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숲 속 카페의 그림이 그려집니다. 저는 제가 숲 속 카페를 이용하는 손님이 되어보기도 하고 주인장이 되어서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도 생각하게 됩니다.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을 원료로 해서 빵을 만들면 좋겠어."
"생두를 직접 로스팅해서 맛있는 커피를 핸드드립으로 준비하고 테이블은 바깥에 많이 놓아서 계절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거야."
"비가 오는 날도 앉을 수 있도록 큰 파라솔 달린 테이블도 중간중간 배치하고.“
"지리산 야생화가 방문객의 발치에서 피어나는 카페야, 여름이면 귀여운 동자꽃부터 큰 까치수염, 술패랭이가 잔잔하게 피어나. 어때? 상상만으로도 너무 괜찮은데?"
테이블 위에는 카페 뒷마당에서 키운 작약이나 장미꽃으로 장식을 하고 이 카페에서만 파는 지리산 매실음료에 지역 농산물로 만든 디저트를 파는 것도 좋겠습니다. 어떤 날은 손님이 적어서 제가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앉아 글을 쓰거나 책을 보거나 싱그러운 신록을 바라볼 테지요. 어떤 날은 손님이 한꺼번에 몰려서 눈코뜰 새 없이 하루가 가버릴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어느 겨울 눈이 하루종일 하염없이 내립니다.
숲 속 카페는 온통 눈 속에 고즈넉합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우리를 위한 카페다."
"눈이 어찌 이리 어여쁘게 내릴까?"
부부는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를 자신들을 위해 준비합니다. 그리고 눈 내리는 숲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숲 속 카페에 흐릅니다.
오늘은 저의 미래 숲 속 카페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한낮의 태양이 제법 따가워진 걸 보니 이제 여름인가 봅니다. 오늘도 건강하고 활기찬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