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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효정 Jun 12. 2024

너는 나에게 풀꽃처럼 다가와

너는 나에게 풀꽃처럼 다가와

나를 향해 피어나지


빗방울 떨어지는 여름날엔

찔레꽃 향기로 그윽하게

햇살이 따사로운 담장 앞에서

너는 민들레꽃 샛노란 그리움으로 피더라


창밖에 푸른 수국이 청아하게 피어난 날

바람이 불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던

그 여름 날의 얼굴을 기억하니


너의 말에 끄덕이던 내가 생각나

혼자 웃음짓는 새초록의 아침


벚꽃이 눈보라처럼 날릴 때

네가 걸어가던 그 길을

나는 참 많이도 걸었어


다시 또 봄 가을 여름 또 여름

너는 나에게  풀꽃으로 다가와

계절마다 새롭게 피어나지


너는 나에게 풀꽃처럼 다가와

나를 향해 피어나는 꽃

찬 비와 눈보라 한 여름의 태양

함께 맞고 견디며


지금 바로 여기서

오늘로 피어나는 꽃

달빛과 새벽 이슬 내린 풀섶에

영롱한 열매로 익어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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