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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효정 Jun 16. 2024

서강대역 영춘화

저멀리 봄이 오실 때

버선 발로 마중나가는 꽃이 있어요

누구일까 맞춰보아요


개나리일까요

땡 아니예요

그럼 무얼까무얼까


개나리 보다 더 일찍 피는

샛노란 황금빛 꽃

메마른 대지를 위해

희망과 기대와 설레임을 데려오는

영춘화예요


꽃샘 추위에 눈까지 내린 날

서강대 역을 지나다가

소복하게 눈을 맞고 핀

봄맞이꽃 영춘화를 만났어요


목화솜 이불에 싸인 아이처럼

봄맞이꽃은 제혼자

그렇게 봄을 맞아요


학생들이 지나가며

개나리가 벌써 피었네

소곤 거릴 때  


나는 개나리 아니거든

봄맞이꽃 영춘화야

말하고 싶지만


목화솜 봄눈 이불이

따사로와서

까무룩까무룩

자꾸 잠이 들어요

봄눈을 맞고 피는 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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