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멀리 봄이 오실 때
버선 발로 마중나가는 꽃이 있어요
누구일까 맞춰보아요
개나리일까요
땡 아니예요
그럼 무얼까무얼까
개나리 보다 더 일찍 피는
샛노란 황금빛 꽃
메마른 대지를 위해
희망과 기대와 설레임을 데려오는
영춘화예요
꽃샘 추위에 눈까지 내린 날
서강대 역을 지나다가
소복하게 눈을 맞고 핀
봄맞이꽃 영춘화를 만났어요
목화솜 이불에 싸인 아이처럼
봄맞이꽃은 제혼자
그렇게 봄을 맞아요
학생들이 지나가며
개나리가 벌써 피었네
소곤 거릴 때
나는 개나리 아니거든
봄맞이꽃 영춘화야
말하고 싶지만
목화솜 봄눈 이불이
따사로와서
까무룩까무룩
자꾸 잠이 들어요
봄눈을 맞고 피는 봄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