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에게 풀꽃처럼 다가와
나를 향해 피어나지
빗방울 떨어지는 여름날엔
찔레꽃 향기로 그윽하게
햇살이 따사로운 담장 앞에서
너는 민들레꽃 샛노란 그리움으로 피더라
창밖에 푸른 수국이 청아하게 피어난 날
바람이 불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던
그 여름 날의 얼굴을 기억하니
너의 말에 끄덕이던 내가 생각나
혼자 웃음짓는 새초록의 아침
벚꽃이 눈보라처럼 날릴 때
네가 걸어가던 그 길을
나는 참 많이도 걸었어
다시 또 봄 가을 여름 또 여름
너는 나에게 풀꽃으로 다가와
계절마다 새롭게 피어나지
너는 나에게 풀꽃처럼 다가와
나를 향해 피어나는 꽃
찬 비와 눈보라 한 여름의 태양
함께 맞고 견디며
지금 바로 여기서
오늘로 피어나는 꽃
달빛과 새벽 이슬 내린 풀섶에
영롱한 열매로 익어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