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호 여름이다
밭으로 가자
이글이글 태양과 흙이 빚어낸
생명들이 정답게 살아가는 곳
살뜰한 부모님의 땀과 꿈이 있는 곳
우리밭으로 가자
마루 위에 책가방을 던져놓고
백년 대장간의 호미를 꼭 쥐고서
세수대야 옆구리에 꽉 끼고서
언니가 나가신다
감자밭으로
엄마엄마 감자꽃 폈어
하얀 감자꽃 보라 감자꽃
어떤 게 하얀 감자고
어떤 게 보라 감자야?
하얀 감자는 하얀꽃 피고
보라 감자는 보라꽃 피지
세수대야 가득
하얀 감자만 골라 담고서
의기양양하게 돌아오는
언니의 발걸음이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