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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다짓기 최주선 Aug 04. 2022

봄 투 더 빨 투 더 리와

계절 통



비 온다.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중이다.

그러니까, 봄 비 인듯하다.

겨울 추위에 비하면 가볍지만, 요 며칠 날씨가 스산하니 몸을 부르르 떨게 만든다.


그립다.

추운 겨울,

코트에 부츠에 목도리까지 칭칭 매고 총총걸음으로 눈길을 지나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선다.

친구의 안경에 김이 서려 내 손으로 직접 닦아 주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도통 실내 온기라곤 어디서도 깊이 느껴볼 곳 없는 남아프리카에서는 실내 난방 시스템이 그립다.

따뜻한 코코아 한 잔,

김서린 창문에 입김 불어 손가락으로 그림이라도 그리고 싶은 기분이다.

커피보다 코코아가 생각 난 건 어린 시절이 그리워서 일까?


오늘이 그런 아침이다.

스산한 추위에 닭살이 돋는 창가 옆 내 자리 데스크 탑.

이 자리도 창가까지만 빛이 들어오는 탓에 일부러 옮긴 위치인데 오늘은 유난히 더 춥게 느껴진다.

맑게 '지저귀는' 새소리가 그래도 하늘의 온도는 쾌적할까 싶다.


SNS에 올라오는 휴가 사진을 본다.

제주도로 외국으로, 따뜻하나 나라에서 따뜻한 나라로 여행 간 사람들 사진이다.

추운 겨울인 이곳에서 사진 속으로 들여다보는 계절 온도를 몸으로 느껴보고 싶다.



요 며칠 마음의 계절이 절반으로 나뉜 것 같다.

한쪽은 봄, 한쪽은 한겨울.

그래서인지 신경도 좀 예민하다.

그 탓에 오늘 삼 남매는 엄마의 예민함에 희생양(?)이 되었다.

물론, 타당한 이유가 있는 잔. 소. 리. 였다.

하필 오늘 같은 날 삼 남매가 한 카테고리에 걸친 잘못을 한 게 내 심기를 건드렸다.

아이들은 돌아가면서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 눈물을 보고는 또다시 맘이 약해져 타당성이고 뭐고 나는 지금 아이들을 앉혀놓고 뭐 하는 건가란 생각이 들었다.

예민한 별이는 저녁 식사가 마치기도 전에   던진 말에 나에게 야단이나 맞고 눈물을 삼키며 밥을 먹었다.  결국 속이  좋다며 침대에 누워서 잠들기까지 힘들어했다. 백초로 달래 잠을 재웠지만  마음은 편치가 않다.


오늘은 이곳에 자세히 기록하지는 않을 거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당연히 겪고 이겨내야 하는 관계에 대한 부분에는 할 말이 많은 탓이기도 하다.

예민함에서 시작했으나, 아이들만큼은 내가 겪었던 상처나 시행착오를 덜 겪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결국,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이 있는 걸 알고, 대신 해결해주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래도 부모 마음은 어쩔 수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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