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밤이 시작되고
소리가 가만가만 내려앉는다.
어둠이 적막함을 불러 모으고 사방이 고요해진다.
가만히 어둠 속에서 눈을 감는다.
적막해진 방 안 선명해지는 소리가 있다.
잠들면 안 되는 시계의 째깍 거림이다.
규칙적으로 들리는 시곗바늘 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크지는 듯하다.
눈을 감은 나를 잠으로부터 달아나게 한다.
방안의 시계는 무음이건만 저리 크게 들리는 것은
침대 옆 작고 앙증맞은 쪼그만 자명종의 소리이다.
시계 초침 소리가 원래 저렇게 컸던가?
작은 몸체의 째깍거림이 이 밤의 고요함을 깨움에 놀라울 뿐이다.
적막하리만큼 고요한 어둠 속에서 느껴지는 유일한 소리이다.
반복적으로 째깍거리는 저 소리에 나는 잠들지 못하고 있는 걸까?
눈을 감고도 잠들지 못하는 의식은 점점 더 또렷해지고
생각이 집요해지는 밤이다.
상념들이 생각의 주체가 되어 걱정을 만들며
걱정은 또다시 잠을 저 멀리 보내버리고
잠 못 이루며 홀로지새우는 긴 밤이다.
작은 시계의 쉼 없는 째깍 거림은
어느 사이 쟤도 재워버릴까 하는 생각에 이르고
어둑한 방안에 커튼사이로 희끄무레한 새벽이 비치면
꼬리에 꼬리를 물던 생각들 중 또 다른 생각이
밤을 지새우는 내게 잠을 자야 한다고 다시금 일깨운다.
지금 잔다면 두세 시간은 잘 수 있다는 긍정의 생각이
흐릿한 의식 속으로 사라질 때면
아득함 속 또 다르게 선명해지는 소리가
잠으로 혼탁한 내게 꿈인 듯 아침을 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