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는 크게 드라마 작가와 비드라마 작가로 나뉜다. 비드라마 작가는 구성작가, 예능작가, 라디오 작가로 크게 나뉘며 최근에는 콘텐츠 기획작가로서의 영역도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이 중에서도 구성작가에 해당됐다. 드라마나 예능, 라디오는 관심은 있었지만 그만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애초에 구성작가 쪽으로 진로방향을 정한 참이었다.
구성작가는 말 그대로 방송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일을 한다. 아이템을 정하고 자료조사, 구성 및 섭외를 통해 촬영 구성안을 작성한다. 그러면 촬영 구성안을 토대로 피디가 촬영을 해오고 촬영본을 보고 편집 내용을 구성하고 추후에 자막과 대본을 쓴다. 후에 종합편집(자막, 음악, 효과음, CG 작업 등)을 거치고 방송사에서 송출을 하면 우리가 보는 방송 프로그램의 한 편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럼 구성작가가 되면 위의 작업을 바로 하게 되는가? 그건 아니다. 구성작가는 취재작가, 서브작가, 메인작가로 나뉘게 되는데 처음 방송 일을 시작하게 되면 취재작가부터 시작하게 된다. 취재작가란 방송에 필요한 자료조사, 섭외가 주된 업무이며 서브작가의 보조역할을 하게 된다. 취재작가로 기초가 탄탄히 쌓였다 인정이 되면 서브작가로 입봉을 하게 된다. (평균 입봉 기간은 최소 1년에서 3년까지 개인 편차가 큰 편이다.) 서브작가가 되면 한 프로그램의 코너를 담당해 구성하며 직접 구성 대본을 쓰게 된다. 이것도 개인의 능력에 따라 한 프로그램 전체를 담당하기도 한다. 이렇게 서브작가로서의 경력이 쌓이면 메인작가가 될 수 있는 이력이 생긴다. 메인작가는 한 프로그램의 진행 전반을 담당한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한 프로그램 안에는 취재작가, 서브작가, 메인작가가 한 팀이 되어 움직이게 된다. 그러나 요즘에는 워낙 프로그램의 성격이 다양하다 보니 그에 따른 작가진 구성도 다양하게 이뤄진다. 취재작가 2명에 서브작가 8명, 메인작가 1명이 팀이 될 수도 있고, 취재작가 1명에 메인작가 1명이 팀이 될 수도 있다. 또 메인작가 없이 취재작가 1명 서브작가 1명이 짝을 지어 프로그램을 구성하기도 한다. 혼자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온전히 혼자 한다고 볼 수는 없다. 촬영 편집을 담당하는 피디가 있고 브이제이가 있고 방송으로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여러 심의위원과 방송국 관계자들이 있으니까.
무엇보다 협업이 중요한 방송작가.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이건 내 일, 저건 네 일, 구분 지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 그런 일에 그저 ‘내 글을 쓰고 싶다’라고 달려든 내가 과연 잘 버틸 수 있었을까.